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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판도 바꾼 오미크론…"하위 변위 500개, 혼란 지속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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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세계보건기구(WHO)가 26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한 지 1년이 됐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해 11월 26일 오미크론이 아프리카 남부에서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오미크론은 지난 1년간 계속 변이해 코로나19 유행 판도를 바꿨다. 지금까지 보고된 오미크론 하위 변이는 500개에 이른다고 WHO는 이날 전했다.  

특히 이전까진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하나둘씩 등장해 전 세계를 휩쓸었지만, 최근엔 오미크론의 여러 하위 변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 유행을 이끄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중국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4일 중국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Q.1과 BQ.1.1(두 변이는 BA.5에서 파생)이 전체 감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7.9%, 29.4%였다. 이전 우세종인 BA.5의 검출률은 19.4%로 감소했고, 오미크론의 또다른 하위 변이인 XBB(BA.2에서 파생), BA.4.6, BF.7도 3~7%가량 검출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선 XBB가 우세종인 세계에서 드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 세계의 최근 7일 평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43만7413명으로, 2주 전보다 22% 증가했다.  

바이러스 학자인 제시 블룸 박사는 이날 NYT에 "근본적으로 (오미크론과) 다른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 한 오미크론의 새로운 하위 변이들이 계속 등장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어 이런 상황이 새로운 백신과 치료법 개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WHO는 지금까지 발견된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의 공통점으로 "전염성이 강하고, 기존 면역 회피력이 있으며 중증도는 낮은 편"인 점을 꼽았다. 

전 세계 신규 확진자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던 지난해 7~12월 정점이어도 200만 명을 넘은 적이 없다. 그러나 원조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지난 1월 한때 408만 명까지 치솟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NYT는 과학자들이 코로나19의 유행 초기 환자들의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해 현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인 단일클론항체를 만들어냈지만, 면역을 회피하는 하위 변이들이 많아지면서 그 효력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 박사는 "단일클론항체가 앞으로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더 오랜 기간 효능을 유지할 수 있는 항체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세계 평균 치명률은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지난해 7월 2%대에서 최근 1.03%까지 떨어졌다. 

과학자들은 대체로 오미크론의 탄생 과정을 두고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려 수개월간 투병하는 과정에서 생겨났을 것'이란 가설을 지지한다. 다만, 미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초기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쥐를 감염시켰고, 이 설치류에서 오미크론으로 진화해 다시 사람을 감염시켰다는 가설을 지난달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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