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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꺼려 코로나 재확산, 위중증 7일째 400명대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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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호 12면

6만, 400, 6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유행에 들어섰다는 숫자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6만 명 안팎을, 위중증 환자는 400명대를, 사망자 수는 60명대를 오가고 있다. 왜 한국이 유독 코로나19 리스크에 재감염된 것일까.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만3698명. 1주 전인 지난 18일(4만 9418명)과 비교하면 4000명 넘게 늘었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453명으로, 전날(437명)보다 16명 늘었다. 지난 19일 이후 7일째 400명대다. 11월 3주 신규 위중증 환자는 409명으로 전주보다 16% 증가했다. 또 이날 사망자 수는 55명으로, 지난여름 유행이 끝난 뒤 한때 한 자릿수(10월 8일, 6명)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하루 40~60명대의 사망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67명까지 올라가면서 53일 만에 최다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전체 중환자 병상 1581개의 가동률은 31.9%다. 방역당국은 “하루 확진자 20만명도 대응 가능한 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재차 유행에 들어섰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정점을 12월 말~1월 초로 잡기도 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이번 주가 유행의 정점이라는 판단”이라며 “위중증 환자 수는 정점에서 600~700명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5일 “일부 전문가 중에서는 이번 주가 유행의 정점일 수도 있다는 예측은 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12월~1월 사이 하위 변이의 우점종화에 따라서도 (유행에) 영향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지속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왜 다시 코로나 리스크에 걸렸을까. 우선 낮은 백신 접종률이 거론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치사율이 7~8월에 0.04%까지 내려갔는데 지금은 0.11%로  3배 가까이 올랐다”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했어야 했는데 정부가 그러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18일 0시 기준 동절기 추가접종 백신 접종률은 60~69세가 11.3%, 70세 이상이 20%대에 그친다. 전 연령대는 불과 4.9%다. 느슨한 ‘코로나 의식’은 시민들의 반응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4일 월드컵 거리 응원을 다녀온 회사원 김도형(35)씨는 “코로나에 대한 위기감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며 “걸려도 독감 정도일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민열(26·동대문구)씨도 “코로나가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과 취약시설의 접종률이 낮아서 정점에서 사망자가 하루 150명에서 200명까지 나올 우려가 있다”며 “거리두기를 다시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은 6개월에 두 번, 젊은층들은 1년에 한 번 백신을 맞으라고 하는 등 장기적인 맥락에서 백신 전략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2일(현지시각)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여러분께 전하는 오늘의 메시지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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