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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확찐' 40대 남성…10명 중 6명이 비만

중앙일보

입력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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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 2년 차인 지난해 국민 건강 수준이 2020년보다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의 비만ㆍ당뇨병 유병률은 소폭 감소하고,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증가했다. 성별ㆍ연령별 특징에선 40대 남성과 30대 여성의 비만 유병률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40대 남성의 경우 10명 중 6명은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24일 ‘국민건강영양조사 제8기 3차년도(2021)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매년 약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영양, 만성질환 등 250여 개 보건지표를 산출하는 대표적인 건강통계조사다.

전체 비만 줄었는데 40대 男·30대 女 증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8기 3차년도(2021) 결과' 연합뉴스.

'국민건강영양조사 제8기 3차년도(2021) 결과' 연합뉴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비만 유병률은 남성 46.3%, 여성 26.9%로 각각 전년보다 1.7%포인트, 0.8%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비만 유병률은 줄었지만, 성별ㆍ연령별로 들여다보면 40대 남성 비만 유병률은 57.7%로 전년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여성의 경우 30대에서 비만 유병률이 25.7%로 나타나 전년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40대 여성은 0.4%포인트 오른 27.2%, 60대 여성은 1.9%포인트 오른 40.3%를 기록했다.

당뇨병 유병률의 경우 남성은 12.8%, 여성은 7.8%로 전년도 대비 각각 0.2%포인트, 0.4%포인트 감소했다. 고혈압 유병률은 남성 25.2%로 전년보다 3.4%포인트 하락했고 여성의 경우 17.1%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유병률 증가 폭이 1%포인트 이상 커졌다. 지난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성이 21.5%로 전년보다 1.3%포인트 증가했고, 여성은 20.3%로 1.5%포인트 올랐다. 유병률 증가 폭이 가장 큰 연령대는 50대로, 남성은 전년보다 7%포인트, 여성은 6.6%포인트 증가했다.

남성에서 흡연·음주 줄고 유산소 활동 늘어

앞서 40대 남성에서 비만 유병률이 두드러지게 상승했지만 흡연, 음주, 신체 활동 등에선 남성을 중심으로 수치가 전년보다 다소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흡연율(궐련 기준)은 남성 31.3%로 전년보다 2.7%포인트 감소했다. 여성 흡연율은 6.9%로 전년(6.6%)과 비슷했다.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19.7%로 전년보다 1.9%포인트 줄었다. 여성은 6.9%로 전년(6.3%)과 유사했다. 월간 폭음률도 남성은 4.9%포인트 감소한 47%, 여성은 0.6%포인트 감소한 24.1%였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남성 50.2%, 여성 45.4%로 전년보다 각각 1.9%포인트, 2.4%포인트씩 좋아졌다.

하루 1회 이상 외식을 하는 비율은 남성에서 31.4%로 조사됐는데 이는 2020년 대비 4.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여성은 19.4%로 조사됐다. 다만 음식점에서 외식하는 비율은 줄고 있으나, 포장ㆍ배달은 증가했다. 남성의 포장ㆍ배달 섭취 비율은 23.1%로 2020년 20.7%에 비해 다소 올랐다. 여성은 22.7%로 22%였던 전년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전문가 “남성 흡연율, 음주율 여전히↑ 배달 음식도 문제”

8월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유주방 음식점 카운터에 배달음식이 배달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8월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유주방 음식점 카운터에 배달음식이 배달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질병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40대 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유독 증가한 것과 관련해 “추적조사가 아닌 단면 조사라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알 수는 없다”면서도 “남성의 경우 흡연율과 고위험 음주율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신체 활동도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경우 전 국민 대상이 아니라 일부 샘플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수치가 들쑥날쑥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럼에도 7%포인트나 증가했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포장ㆍ배달이 증가한 것으로 나오는데 짜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며 국민 건강 수준에 변화가 있다"며 "만성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조사·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내년부터 국가 건강정책 근거가 될 '건강정보 이해력 조사'를 추가하고 조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설문조사는 온라인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발표회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며, 결과 보고서는 질병청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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