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개인돈 11억 꺼냈다…위기의 롯데건설 살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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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중앙포토

신동빈 롯데 회장. 중앙포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에 사재 11억여원을 투입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19일 유상증자 실시에 따른 최대주주 등의 주식보유 변동 현황을 21일 공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신 회장은 롯데건설 보통주 9772주를 11억7254만원에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건설 주식은 18만8660주에서 19만8432주로 늘었다. 신 회장이 주주로서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건설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경색으로 대출 만기 연장과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이번 유상증자도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실시해 1782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홀딩스 등 계열사가 참여했다.

롯데건설은 이번 유상증자(1782억원)를 포함해 그룹 주요 계열사들로부터 1조4500억원가량을 지원받았다. 롯데케미칼에서 추가로 5000억원을 빌렸고, 이달 들어서는 롯데정밀화학(3000억원)과 롯데홈쇼핑(1000억원)에서도 차입했다. 또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3500억원을 빌리면서 롯데물산과 자금 보충 약정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임기가 남은 하석주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롯데건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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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의 자금 수혈은 시장에서 그룹 전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롯데건설에 약 6000억원을 지원한 롯데케미칼은 지난 18일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호텔롯데도 최근 보유 중이던 롯데칠성음료 362억원 규모의 주식 27만3450주를 전량 매각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그룹 계열사 상당수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롯데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도가 하락할 경우 롯데지주의 계열통합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추가 유상증자 진행 등으로 롯데지주 자체의 재무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 '일시적 자금 경색'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한국신용평가(KIS)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우발채무 규모는 6조7491억원으로 절반가량인 3조1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연말까지 집중돼 있다.

우발채무는 향후 채무로 잡힐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말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 수치는 9월 집계한 것으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 등 이미 차환이 이뤄진 곳들이 있고, 우발채무 6조원 가운데 2조원가량이 그룹 공사 등으로 실제 상환해야 할 우발채무 규모는 이보다 훨씬 적다”며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연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을 상환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전체 현금성 자산이 15조원 이상인 만큼 롯데건설의 우발부채를 충분히 충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은 21일 유상증자 컨퍼런스콜에서 "롯데건설이 보유한 사업장은 대부분 우량한 사업이지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일시적인 자금 경색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롯데건설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으로 해소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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