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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시멘트, 제주 감귤·삼다수 노심초사...화물연대 파업 예고에 업계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월 화물연대 총 파업 기간 중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지난 6월 화물연대 총 파업 기간 중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세워져 있다. 뉴스1

벌크트레일러에 80% 의존…“대체 운송 수단 없어” 

24일 화물연대 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차량 운송 비중이 큰 시멘트 생산업체가 운송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화물연대 충북지부는 24일 오전 10시 충북 단양에 있는 한일시멘트 공장 앞에서 조합원 4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운송 거부에 나설 계획이다. 석회암 지대가 많이 분포한 단양은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 석회석 채석장과 시멘트 생산 공장이 몰려있다.

이번 파업에는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기사도 대거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운송은 BCT 의존도가 높은 상태여서 파업 시 상당한 유통 차질을 빚게 된다. 단양 지역 시멘트 생산 업체는 육송 운송의 70~80% 정도를 BCT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는 운송 중단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와 재고 누적을 걱정하고 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하루에 시멘트 2만5000t을 생산한다. 26t짜리 BCT 700여 대 분량으로 하루 매출액은 26억7500만 원여 달한다. 철도 운송은 5000여 t에 불과하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출하가 막힐 것에 대비해 공장 사일로(Silo·저장소)를 15% 수준으로 비워놨다”며 “재고가 쌓이면 생산 설비를 돌릴 수 없어 손해가 크다. 재고량도 없는 데 시멘트 납품이 중단되면 현재 공사 중인 건설현장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화물 총파업 연대 및 대체수송 거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화물 총파업 연대 및 대체수송 거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감귤·삼다수 출하 차질에 대비 

성신양회 단양공장도 사일로 저장 공간을 확보 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로 재고가 쌓이면 공장 가동까지 멎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사전에 대비하는 중”이라며 “시멘트는 BCT 외에 마땅한 대체 운송 수단이 없어서 파업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떠 앉게 된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감귤 출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화물연대 제주본부는 24일 제주항에서 결의대회 출정식을 한다. 이번 총파업에 조합원 200여 명 중 100명가량이 참여한다. 총파업이 조생 감귤 출하 시기와 맞물리면서 화물 유통 의존도가 높은 감귤 농가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6월 파업 때도 택배가 막혀 농가에 재고가 쌓이는 등 상당히 어려웠다”며 “현재는 조생 감귤 출하 시기에다 설날도 불과 두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그때보다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파업 때 화물 차량이 부족해 제주 삼다수를 수도권으로 운송하는 데 일부 차질을 빚은 제주도개발공사는 소비자들이 삼다수를 구매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재고 관리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조합원들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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