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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홈 OS’ 노리는 프롭테크 직방…불황도, 규제도 넘을 수 있나

중앙일보

입력

안성우(43) 직방 대표가 22일 서울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 강당에서 직방이 새로운 로고와 슬로건 등 기업정체성(CI)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직방]

안성우(43) 직방 대표가 22일 서울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 강당에서 직방이 새로운 로고와 슬로건 등 기업정체성(CI)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직방]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홈 OS(운영체제)’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업을 발판으로 기술 기반의 주거 경험을 서비스하는 스마트 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직방의 홈 OS는 얼어붙은 프롭테크(기술 기반의 부동산업) 시장을 건너는 무기가 될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직방은 22일 서울 서초동에서 ‘리브랜딩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CIntity)을 발표했다. 로고 모양이 변경되고, 로고에 적힌 사명이 한글(직방)에서 영어(Zigbang)로 교체됐다.

향후 새로운 사업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 창업자인 안성우(43) 대표는 “앞으로 홈 OS 사업로 나가는 것이 직방의 목표”라며 “집을 찾는 경험과 집을 사는 경험, 그리고 기술 주거 경험을 혁신하는 회사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이날 행사는 최근 직방이 처한 이중고의 출구 전략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최근 경기 악화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직방을 포함한 프롭테크의 업황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에 더해, 지난달 국회에 발의된 일명 직방금지법(공인중개사법 일부 개정안)도 직방을 위협하고 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이 공인중개사들에 대한 단속 권한을 갖게 돼 직방 같은 프롭테크 플랫폼들엔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직방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 말고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할 상황이다.

홈 OS가 뭐야

위기를 돌파하려는 직방이 이날 제시한 미래 먹거리 사업은 ‘홈 OS’다. 아파트와 주택 등 주거공간의 각종 요소를 통제하는 운영체제를 뜻한다. 예컨대 인터폰 역할을 하는 아파트 월패드의 소프트웨어부터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집안 난방과 조명을 켜고 끄는 기술 모두 홈 OS 기술에 포함된다.

종합 프롭테크 기업 직방(대표 안성우)이 삼성SDS의 홈IoT 사업 부문 영업양수를 완료했다고 지난 7월 밝혔다. [사진 직방]

종합 프롭테크 기업 직방(대표 안성우)이 삼성SDS의 홈IoT 사업 부문 영업양수를 완료했다고 지난 7월 밝혔다. [사진 직방]

이날 직방은 새로운 도어락 제품(SHP-R80)도 공개했다. 지난 7월 말 삼성SDS의 홈 IoT 부문 인수를 완료한 뒤 처음 내놓은 신제품이다. 삼성전자와 협업해 삼성페이를 열쇠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 특징. 열쇠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소지하기만 해도 문이 열린다. 누가 문을 열었는지, 언제 문이 열렸는지 등의 정보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는 기능도 홈 OS 기술이다.

직방의 큰 그림은

이날 직방의 ‘홈 OS’ 발표에서 확인한 직방의 3대 전략을 분석해보니.

◦ 프롭테크 수퍼앱: 직방의 홈 OS 진출은 지난해 공개한 ‘프롭테크 수퍼앱’ 전략의 일환이다. 당시 서비스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직방은 프롭테크 수퍼앱이 되겠다고 밝혔다. 호텔 컨시어지처럼 집 청소, 집수리와 보수 등 불편사항을 해결할 서비스를 기존 부동산 중개업 서비스와 함께 직방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구상. 홈 OS 기술을 포함해 주거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직방 앱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 B2B 확장: 홈 OS는 주거공간에 탑재하는 기술인 만큼, 신축 아파트와 주택에 탑재해 신규 B2B(기업 간 거래) 매출원이 될 수 있다. 공인중개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B2C 플랫폼 서비스 외에, 2020년부터 아파트 시공사에 모바일 앱으로 모델하우스를 제공하는 등 B2B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 해외 진출: 홈 OS로 해외 진출도 노린다. 새로운 기업 로고를 영문으로 바꾼 배경이다. 직방이 꼽은 잠재적 경쟁자는 구글과 아마존. 구글은 2014년 스마트홈 스타트업 네스트(Nest)를 인수한 뒤 스마트 스피커 ‘홈 어시스턴트’을 출시하는 등 일찌감치 스마트 홈 사업에 진출했다. 또 다른 스마트 스피커 ‘알렉사(Alexa)’를 개발한 아마존도 2017년과 2018년 각각 스마트홈 업체인 블링크(Blink)와 디지털 초인종 업체인 링(Ring)을 인수해 구글과 경쟁 중.

안성우 대표는 “스마트 홈 사업을 할 때 미국 시장은 단독주택이 많은 탓에 세대별로 접근하지만, 한국은 대단지 아파트 단지별로 접근할 수 있어서 사업에 유리하다”며 “한국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스마트홈 기술 노하우를 쌓은 뒤 해외에 진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직방이 22일 발표한 새로운 로고. [사진 직방]

직방이 22일 발표한 새로운 로고. [사진 직방]

현실성 있을까

다만 직방이 제시한 ‘홈 OS’의 사업 방향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본업인 부동산 중개업이 있는데, 신사업 확장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그 중 하나다. 직방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 12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부동산 불황에 따라 실적 전망이 밝지는 않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핵심 사업인 온택트 파트너스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온택트 파트너스는 직방과 계약을 맺은 공인중개사가 직방의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에서 소비자를 만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중개 수수료를 직방과 공인중개사가 반반씩 나눠 갖는 수익모델이다. 그러나 한공협 등 기존의 직능단체들이 플랫폼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면서 사업 확장에 차질을 빚었다. 현재 직방 측은 파트너 계약을 맺은 온택트 파트너스가 몇 명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직방의 삼성SDS 홈 IoT 사업부문 인수 결정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아직 있다. 익명을 요청한 프롭테크 업체 관계자는 “도어락과 월패드 등의 기기 사업이 수익적인 측면에서 기존 부동산 중개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시각이 많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는

직방의 향후 투자 계획에 시선이 쏠린다. 당장 실탄은 충분하다. 직방은 지난 6월 말 100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를 KDB산업은행과 IMM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투자 등으로부터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2조5000억원으로 인정받았다.

한공협 등의 직능단체와 프롭테크 사이에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점은 변수다. 국회에서 직방금지법 통과를 막는 게 직방으로선 급선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공협이 법정단체로 올라서 직방의 중개 플랫폼이 사실상 금지할 권한을 갖게 된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 등 법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한 것처럼, 한공협도 소속 공인중개사의 직방 가입을 차단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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