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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공장의 재활용 시스템, 쓰레기 처리 대안으로 떠올라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의 현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최적 입지 후보지로 선정한 후 소각장 철회를 외치는 마포구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 종량제 봉투용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도 수도권은 오는 2026년부터, 2030년에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시멘트 산업의 순환자원 재활용 시스템이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지난 2020년, 약 21만t이 넘는 엄청난 양의 불법 방치 폐기물로 몸살을 앓던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이 불과 1년 6개월 만에 안전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당시 용량 부족으로 처리에 난색을 보이던 소각로 업계와 달리 시멘트 업계는 전량 수입하는 유연탄을 대체해 불에 잘 타는 폐기물을 보조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윈-윈’의 상생 모델로 탈바꿈시켰다.

이같은 처리가 가능했던 핵심기술은 최대 2000도로 천연원료인 석회석과 함께 가열하는 밀폐형 킬른(Kiln·소성로)에 있다. 킬른 안에서 석회석과 다른 원료가 유연탄과 함께 타면서 용융됨으로써 시멘트 제품이 만들어진다. 기존 천연원료인 규석·점토·철광석 등에 있는 화학 성분이 일정 수준 이상 포함돼 있으면 어느 물질이든 시멘트 제조를 위한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폐타이어·폐플라스틱·폐비닐 등 폐합성수지도 연료로 이용된다.

시멘트 산업의 역할은 최근 생활폐기물 전처리 시설과 함께 시멘트 공장이 연계된 순환경제 모델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강원도 동해, 삼척과 경기도 포천에 있는 생활폐기물 전처리 시설을 통해 종량제 봉투 안에 포함된 폐합성수지류를 분리·선별해 시멘트공장에 연료로 공급하고 있다. 종량제 봉투 생활폐기물 전체의 약 50%인 450만t을 연료화할 수 있어 매립·소각량을 줄이는 획기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소각장 설치로 지역 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마포구도 쓰레기 소각을 위한 신규 소각로 설치 대신 전처리 시설의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감량된 순환자원을 시멘트 공장에 공급하면 보다 이상적인 자원순환 시스템이 구축된다는 주장이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시멘트산업은 자원순환 및 순환경제구축과 온실가스 저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며, 정부가 추구하는 탄소중립의 전형적인 순환모델 구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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