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시 높아지는 코로나 치명률…국내 사망자 3만명 넘었다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20일 부산 해운대구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 많은 시민들이 줄 서서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7월 0.0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코로나19 월간 치명률이 최근 다시 0.07%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0.03~0.1% 수준인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의 치명률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절대적인 확진자 수 자체가 많기 때문에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10월 코로나19 치명률 0.07%…다시 상승세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분석한 ‘월별 코로나19 치명률 현황’을 보면 지난달 치명률은 0.07%를 기록했다. 지난 7월 0.04%로 코로나19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점차 상승하는 모양새다.

역대 치명률 현황을 보면 초기 우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던 1기(2020년 1월~8월) 때만 해도 월별 치명률은 2.87%(2020년 3월)까지 치솟았다. 같은 해 8월부터 11월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졌던 2기 유행 때는 1.38~1.76% 정도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러다 겨울철과 함께 시작된 3기 유행(2020년 11월~2021년 7월) 때는 12월 들어 2.75%로 다시 급상승했다가 시간이 지나며 0.31%까지 뚝 떨어졌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후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했던 4기(2021년 7월~2022년 1월) 때 다시 치명률이 올라 11월 1.56%를 기록했고 상대적으로 독성이 약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기 시작한 올해 2월부터는 치명률이 대폭 줄었다. 특히 지난 4월 처음으로 0.1% 아래로 내려간 이후 10월까지 7개월 연속 0.1%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독감 치명률 수준?…전문가 “전파력 너무 커”

일각에선 0.03~0.1% 수준인 독감과 유사한 수준으로 코로나19를 다뤄도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정부는 확진자·사망자의 수 자체가 많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독감은 환자 한 사람이 2~3명을 감염시키지만, 코로나는 한 사람이 15명 이상을 감염시킨다. 훨씬 무서운 감염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감은 치명률(0.03%)은 걸려도 검사를 잘 하지 않아서 나온 수치로, 실제로는 치명률이 0.01%도 채 안 될 것”이라며 오미크론 치명률(0.06%)과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 자체가 워낙 많은 점도 독감과 비교하기 어려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즉 유사한 치명률이라고 해도 확진자 1만명의 0.05%는 5명이지만 10만명의 0.05%는 50명이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엄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을 통해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워낙 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사망자 수도 계속 나오고 있다”며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파 자체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이든 자연 감염이든 면역을 획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19도 독감과 같이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있는 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실제 치명률 자체는 자료에서 나타난 것보다 더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교수 역시 “코로나의 경우 여전히 전파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독감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3만31명으로 집계됐다. 오미크론 유행 시기인 지난 4월 13일 누적 2만명 선을 넘긴 지 약 7개월 만에 다시 누적 3만명을 넘어섰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