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길이 1만km, 서울까지 딱 1.3초…해저 타고 오는 카타르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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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 KT 강북강원광역본부장이 지난 14일 카타르 월드컵 국제방송중계망을 준비한 서울국제통신센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KT

안치용 KT 강북강원광역본부장이 지난 14일 카타르 월드컵 국제방송중계망을 준비한 서울국제통신센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KT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나흘 앞둔 17일. 서울 종로구 KT 혜화지사에 위치한 서울 국제통신센터의 ITC(국제방송팀·International Television-control Center) 앞에는 가로 150m 세로 60m의 초대형 화면이 설치돼 있었다. 기다란 화면의 한쪽엔 수십 개의 그래프와 도표가 실시간으로 움직였다. 세계 각국과 연결된 인터넷과 국제전화의 트래픽 및 신호 품질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국제통신중계 화면이다.

다른 한쪽에는 50개 이상의 분할 화면에 카타르에 있는 KT 국제방송센터(IBC)가 송출하는 중계 화면이 빼곡하게 찼다. 카타르에서 받은 영상이 지상파 3사(SBS·KBS·MBC)에 무사히 중계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이었다.

오는 20일 월드컵이 개막하면 ITC 직원 68명 중 46명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에 돌입한다. 송기석 KT 서울 국제통신센터장은 "월드컵 기간 중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종합 상황실을 개설해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각 지상파 방송사에 엔지니어를 파견하는 등 각종 전문 인력이 월드컵 중계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카타르와 서울 잇는 국제방송중계망 개통

KT의 국제방송중계망은 지난 14일 개통됐다. 경기가 진행되는 카타르로부터 영상, 전화, 인터넷 정보를 서울과 연결하는 체계다. KT가 지난 5월 카타르 월드컵 국제방송중계망 주관 통신사로 단독 선정된 이후, 한국과 카타르에 인터넷과 영상 송수신 인프라와 시설을 구축했다.

카타르에서 촬영한 영상이 서울의 국제통신센터에 도달하려면 약 1만km의 여정을 거쳐야 한다. KT가 카타르에 설립한 IBC를 거쳐 해저케이블을 타고 싱가포르 등 해외거점시설(PoP)을 거쳐 부산 국제통신센터를 통해 서울 KT 혜화지사까지 오는 경로다. 긴 거리에도 불구하고 영상 정보가 카타르에서 서울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1.3초다. 두 지역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이 대용량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광케이블로 이뤄진 덕이다.

예비 경로에, 끊김없는 ‘히트리스’도 도입

KT 관계자가 지난 14일 서울국제통신센터에서 카타르 월드컵 국제방송중계망에 도입한 '히트리스' 기능의 핵심 장비인 ‘님브라(Nimbra)’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KT]

KT 관계자가 지난 14일 서울국제통신센터에서 카타르 월드컵 국제방송중계망에 도입한 '히트리스' 기능의 핵심 장비인 ‘님브라(Nimbra)’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KT]

이번 월드컵 중계에서 KT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네트워크의 안정성. 해저케이블에 물리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전기 신호에 이상이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중계 도중 화면송출이 중단되는 방송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KT는 이번 월드컵 중계에는 국제 해저케이블 중 주요 경로 2개와 예비 경로 3개를 마련했다. 평소에는 2개 경로만 사용하되, 한쪽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3개의 예비 경로 중 한 곳을 선택해 우회하는 방식이다. 평소엔 카타르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으로 연결되는 약 1만km의 경로를 사용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미국·런던 등을 거쳐 서울로 오는 2만km 길이의 해저케이블로 수신 경로를 대체한다.

KT는 올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용된 ‘히트리스’ 기능을 이번 월드컵 중계에도 도입했다. 해저케이블에 문제가 생겨서 예비 통신선으로 변경하는 순간에도 중계방송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 여러 개 중계 신호를 동시에 받아 문제가 발생한 신호는 버리고, 정상적인 신호만 모아서 조합하는 기계 ‘님브라(Nimbra)’ 장비를 도입한 결과다. 이러한 장비는 카타르 IBC와 서울 국제통신센터에 각각 2대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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