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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예측하는게 아니다" 송길영이 콕 찍은 잘될 사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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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더중앙플러스 독자를 대상으로 한 인사이트 세미나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촌에서 열렸다. 이날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이 '삶의 변화 - 돌아보다.지켜보다.내다보다.'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더중앙플러스 독자를 대상으로 한 인사이트 세미나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촌에서 열렸다. 이날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이 '삶의 변화 - 돌아보다.지켜보다.내다보다.'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거다. 생각의 편린을 모아서 전체의 움직임을 보면 미래를 이해할 수 있다.”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에피소드신촌369에서 열린 The JoongAng Plus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송길영 바이브컴퍼니(옛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삶의 변화 - 돌아보다. 지켜보다. 내다보다’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The JoongAng Plus는 지난 10월 론칭한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로, 이번 세미나는 회원 대상으로 오프라인에서 진행한 첫 행사다. ‘마인드 마이닝(mind mining)’ 전문가인 송 부사장은 “데이터 그 자체보다는 그 안에 깃든 마음을 보는 일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셜 데이터가 보여주는 삶의 변화는

송 부사장은 소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삶의 변화가 산업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게 1인 가구의 증가. 이전엔 가족이 나눠서 분담하던 집안일을 혼자 하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이를 대신해줄 ‘청소연구소’(청소), ‘런드리고’(세탁), ‘마켓컬리’(장보기)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들이 늘었다는 것. 반대로, 송 부사장은 1인가구 증가가 세제나 세탁기의 판매량을 줄여, 관련 기업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오피스텔 등에 세탁기를 옵션으로 넣지 않을 수도 있다”며 “실제 홍콩에는 주방 시설이 없는 집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반려 인구의 증가세도 주목했다. 반려 동물 외에도 반려 식물, 반려 가전 등 반려의 대상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 송 부사장에 따르면 2019년 96개였던 ‘반려 ○○’(대상)은 2022년 276개로 늘었다. 송 부사장은 “대형견 목욕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생기고 있고, 요즘 동물병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수술은 노령견 백내장 수술”이라며 “강아지들의 수명도 길어지면서 그들의 마지막을 보살펴줄 수 있는 반려견 호스피스도 새롭게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사 중심의 수평 관계

송 부사장은 수년간 일어난 변화의 흐름을 ‘체인 리엑션(chain reaction)’이라고 정리했다. ‘출퇴근 및 업무의 변화→관계의 방식→반려의 존재→환경→개인의 생존 및 성장’이 사슬처럼 이어져 있다는 것. 일단 코로나19 이후 재택·하이브리드 근무가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이 되다 보니, 개인을 둘러싼 관계의 방식이 크게 변했다. 과거에는 직장의 수직적 관계가 관계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멤버십이나 크루(crew, 관심사 집단) 같은 수평적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건(vegan, 완전한 채식주의)의 범주도 확장되고 있다. 송 부사장이 정의하는 비건은 ‘성숙한 공존’. 그는 “2019년 25개였던 비건○○이 올해는 140개로 늘었다”며 “단순 채식주의가 아닌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하는 '비거니즘'으로 (의미가) 확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체적인 삶을 위한 몸부림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갓생’(God과 인생의 합성어), N잡러. 여러 의미를 조합한 합성어의 시대를 송 부사장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몸부림”이라고 진단했다. 대기업에 입사해서 승진하는 삶이 대다수 사람들의 목표였던 시대는 끝났고, 개인마다 기쁨을 느끼는 면이 다르기에 추구하는 삶의 형태도 다르다는 설명이다. 송 부사장은 “20대는 앞으로 3개 이상의 직업, 십수개의 직장을 거칠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N잡에서 기쁨을 느낄 수도, 다른 누군가는 깊은 사유를 하는 데서 기쁨을 느낄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 고민은

그렇다면 데이터로 본 한국 사회의 고민은 뭘까. 송 부사장은 “각자의 고민을 취합한 데이터를 보면, 한국에서는 항상 ‘나이’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나이를 기준으로 ‘성취 성적표’를 만들고 남들과 비교하며 평가하는 게 익숙해져 있다는 것. 그 원인으로는 삶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의문과 사회 안전망에 대한 불신을 짚었다. 송 부사장은 “집단적인 불안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사회 구성원끼리의)상호 존중이나 구조적 안정감이 결핍돼서 생긴 불안을 제도나 문화로 어떻게 해결할지가 앞으로의 숙제”라고 말했다.

"인사이트 얻어가 뿌듯"

더중앙플러스 회원들이 송 부사장의 강연을 듣는 모습. 김경록 기자

더중앙플러스 회원들이 송 부사장의 강연을 듣는 모습. 김경록 기자

이날 행사에는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서비스 The JoongAng Plus 회원 중 사전 신청자 100명이 참석했다. 20대 여성 직장인부터 60대 남성 은퇴자까지 다양했다. “사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인데 학교를 굳이 다녀야하는지 고민이다”, “자수성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는 질문부터 “데이터 분석은 어떻게 하는지”와 같은 실무적인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당초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겼다. 참석자 조형서(36)씨는 “미래를 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분석이 아니고, 불편하더라도 현재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볼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간다”고 말했다. 민모(34)씨는 “평소에 다른 미디어를 통해 송 부사장의 강연을 즐겨 봤는데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만나 질문까지 하니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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