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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며 먹기 쉽게…세계 식품업계, 게임 이용자를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세계 식품업체들이 게임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게임에 익숙한 10대~30대 젊은층의 관심을 사로잡고, 차별화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된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가 발간한 ‘해외 게임산업과 식품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게임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게임을 하면서 쉽게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식음료가 출시되고 있다.

‘마운틴듀 게임 퓨얼 차지드’는 차가운 캔 표면에 맺히는 수분에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끄럼 방지 처리를 했고, 여닫음이 가능한 뚜껑을 달았다.

‘마운틴듀 게임 퓨얼 차지드’는 차가운 캔 표면에 맺히는 수분에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끄럼 방지 처리를 했고, 여닫음이 가능한 뚜껑을 달았다.

미국 펩시코가 내놓은 ‘마운틴듀 게임 퓨얼 차지드’는 차가운 캔 표면에 맺히는 수분에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끄럼 방지 처리를 했고, 여닫음이 가능한 뚜껑을 달았다. 미국 프리토레이는 도리토스 과자를 먹고 손에 묻은 양념을 쉽게 닦을 수 있게 겉 포장지를 천으로 만든 ‘도리토스 타월백’을 선보였다. 둘 다 이용자들이 사소한 불편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끔 개발했다.

일본 고이케야는 스틱형 포테이토 과자를 한손으로 먹을 수 있는 ‘원핸드 시리즈’을 내놓았다. 손에 양념을 묻히지 않고, 과자를 좁은 과자 봉지 입구를 통해 직접 입에 흘려넣으면 된다. 고이케야는 제품을 출시하며 “원핸드 스낵은 게임이나 스마트폰이 보급된 시대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일본 고이케야는 스틱형 포테이토 과자를 한손으로 먹을 수 있는 ‘원핸드 시리즈’을 내놓았다.

일본 고이케야는 스틱형 포테이토 과자를 한손으로 먹을 수 있는 ‘원핸드 시리즈’을 내놓았다.

게임 이용자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 음료도 나왔다. 필리핀에서 나온 ‘부스터 C 에너지샷’은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주의력 결핍에 효과가 있다는 아유르베다 허브 성분을 넣었다. 보고서는 “에너지 음료는 마라톤ㆍ사이클링 같은 스포츠 활동을 위해 소비돼 왔으나,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e-스포츠 시장으로도 확장되고 있다”며 “150ml 이하의 작은 용량의 제품은 단시간에 섭취할 수 있어 빠르게 진행되는 경쟁 게임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된다”로 설명했다.

식품회사와 게임회사가 협업해 만든 콜라보 제품도 눈길을 끈다. 미국 켈로그가 선보인 ‘마인크래프트 크리퍼 크런치’는 마인크래프트 게임 속 대표 몬스터인 크리퍼를 본 따 만든 마시멜로 ‘크리퍼 비트’가 들어 있다. 제품에 제공하는 코드로 게임 내 유료 아이템을 얻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도리토스 콜 오브 듀티’는 게임 내 아이템 외관과 비슷한 패키지로 제작했고, 한 봉지당 2개의 아이템 코드가 제공된다.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게임 내에서 제품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무라이 스프리츠에선 일본 닛신의 라면 재료를 찾아 아이템을 얻는 이벤트가 있다. 콜 오브 듀티에는 케찹으로 유명한 하인즈의 이름을 딴  ‘하인즈 히든 스폿’이라는 구역이 있는데, 게임 이용자들은 이곳에 숨어있는 동안 잠시 간식을 먹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미국 게임사인 ‘액티비전 블라자드’의 페르난도 마차도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이를 두고 “성공적인 마케팅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게임업계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코카콜라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 와일드리프트’의 글로벌 파트너인데, 코카콜라는 이 게임을 활용해 각종 광고 및 이벤트를 진행한다.  에너지 드링크 브랜드 ‘레드불’과 초콜릿 브랜드 ‘킷캣’은 e-스포츠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식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런 움직임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광동제약이 선보인 음료 ‘온더게임’은 e-스포츠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었다. 긴장을 완화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성분을 함유했고, e-스포츠 구단 ‘광동 프릭스’ 소속 현직 프로게이머들이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삼양식품은 넥슨과 협업해 ‘까르보불닭볶음면 마비노기 패키지’를 출시했다. 마비노기의 대표 캐릭터인 이루샤가 함께 디자인됐고, 아이템 획득이 가능한 쿠폰이 들어있다. 이밖에도 한국에서 식품업계와 게임사의 전략적 협업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젊은 세대라는 타깃 고객층을 끌어들이려는 두 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는 게임사가 가진 충성 고객층을 바탕으로 신규 소비자를 끌어모은다. 게임을 하는 도중 식품이나 과자 섭취가 활발하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도 크다. 게임사는 해당 게임에 대한 소비자의 친밀감을 높이고,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유입을 늘릴 수 있다.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게임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식품업계의 게임 이용자 공략은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 행태 속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펀슈머(Fun과 Consumer를 합친 신조어) 트렌드를 겨냥한 것”이라며 “최근에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게임이 늘고 있는데, 이용자의 몰입효과가 큰 만큼 이런 게임에서의 협업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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