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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산에 속타는 투자자들…한국인이 가장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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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 14일 FTX 홈페이지 상단에 ‘출금이 불가능하다’는 공지가 적혀있다.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곳인 FTX는 지난 11일 파산 신청을 했다. [사진 FTX 홈페이지]

지난 14일 FTX 홈페이지 상단에 ‘출금이 불가능하다’는 공지가 적혀있다.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곳인 FTX는 지난 11일 파산 신청을 했다. [사진 FTX 홈페이지]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 이용자 중 한국인 비중이 가장 높다는 해외 업체의 분석이 나왔다. 개인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어스웹’이 지난 8월 기준 FTX 거래소를 방문한 이용자의 국적을 분류한 결과 한국(6.21%)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싱가포르(5.26%), 독일(4.2%), 러시아(3.66%), 일본(3.56%) 순이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또 다른 웹사이트 분석업체 ‘시밀라웹’은 지난 8~10월 FTX 사이트에서 발생한 트래픽 중 한국(6.01%)이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일본(7.01%)이 가장 높았고, 독일(5.38%)과 싱가포르(4.95%)가 3·4위였다. 미국인은 FTX.US를 이용하기 때문에 어스웹과 시밀라웹의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FTX 모바일 앱의 하루 한국인 이용자는 약 8300명이다. 업계에선 이를 근거로 PC 이용자까지 합쳐 하루에 1만명이 넘는 한국인이 접속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FTX 거래소에서 투자금을 빼지 못한 한국인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 15일 중앙일보와 통화한 전업 투자자 A씨는 “FTX에서만 거래를 지원하는 코인이나 파생상품이 있어서 이용했는데 대형 거래소에서 갑자기 출금이 안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인터넷 방송인 B씨도 지난 12일 개인방송에서 “FTX의 파산 신청으로 총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를 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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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대부분 해외 시세 조회를 위해 접속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시세 차익,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보유한 코인의 일부를 해외 거래소의 전자지갑에 보관하는 수요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FTX의 파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는 요원해 보인다. FTX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 신청서에 따르면 부채 규모는 최대 500억 달러(66조2000억원)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대형 투자사인 소프트뱅크마저 FTX에 투자한 1억 달러(약 1330억원)를 전액 손실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이 FTX와 사태의 진원지인 알라메다 리서치와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등 관계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FTX 사태가 일부 업체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영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오전 2만1000달러를 웃돌던 비트코인 가격은 FTX의 파산 신청 전날인 지난 10일에는 1만5840달러까지 폭락했다가 15일엔 오후 3시 기준 1만6600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용자에게 충분한 준비금을 보유 중이라고 알리고 있다. 추가 코인 인출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FT는 “코인업계의 최대 스테이블 코인 테더는 지난 10~13일에 약 30억 달러(약 3조9300억원)의 환매가 발생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서 많은 이용자가 자금을 빼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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