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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반도체 만들자" 기업 '드림팀'에 日 정부 6600억원 쏜다

중앙일보

입력

도요타와 소프트뱅크 등 일본 기업 8곳이 뭉쳐 미래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새 반도체 회사를 만들기로 하자 일본 정부가 나서 ‘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거들고 나섰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제조전략을 발표하며 일본 기업 8곳이 출자해 설립하기로 한 반도체 회사에 700억엔(약 6600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의 보조금은 신설 회사의 연구개발(R&D)에 주로 쓰일 전망이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회견에서 “반도체는 디지털화나 AI, 양자 등 앞으로 기대되는 최첨단 기술개발을 지지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일본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 의지를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 4월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경제안보법을 중의원에서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연합뉴스

일본은 지난 4월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경제안보법을 중의원에서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연합뉴스

앞서 도요타와 반도체 회사인 키옥시아를 비롯해 소니와 소프트뱅크, 덴소,NTT, 미쓰비시UFJ 은행 등 일본 산업을 대표하는 8개 기업은 지난 10일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해 신규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드림팀’을 구성해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등 첨단 산업에 필요한 미래 반도체를 만들어 한국과 대만 등에 내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계획도 구체적이다. 이들 기업이 출자한 반도체 회사 이름은 라피더스(Rapidus). 빠른 정보 처리 속도가 중요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감안한 이름으로 라틴어로 빠르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드림팀이 출자한 새 반도체 회사는 5년 뒤인 오는 2027년부터 반도체 양산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내놨다.
반도체 시장에서 앞서가는 한국과 대만 등을 추월하겠다는 것으로 NHK에 따르면 과거 한국이 했던 것처럼 해외 첨단기업에서 근무하는 반도체 기술자를 불러들이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일본이 양산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것은 2나노급(1나노는 10억분의 1m) 기술로, 일본은 기술 개발을 완료한 뒤 생산거점까지 일본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반도체 겨냥… 日 정부 '돈 풀기'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보호를 골자로 하는 경제안보법안이 지난 4월 일본 중의원에서 가결됐다. 사진은 법안 가결 당시 중의원에 출석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오른쪽) 연합뉴스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보호를 골자로 하는 경제안보법안이 지난 4월 일본 중의원에서 가결됐다. 사진은 법안 가결 당시 중의원에 출석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오른쪽) 연합뉴스

니시무라 경산상은 이번 미래 반도체 회사에 대한 투자와 별도로 올해 안에 일본에 미국과 함께 만들기로 한 반도체 연구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중국을 염두에 둔 독자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 왔다. 그중 하나가 우방인 미국과의 제휴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 7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양자 컴퓨터 등에 쓰일 차세대 반도체를 함께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두 나라가 밝힌 차세대 반도체는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도쿄대와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시장 추격을 위해 일본은 대규모 투자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제2차 추가경정 예산에 총 1조3000억엔(약 12조2400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지원 관련 예산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일본이 ‘반도체 국산화’에 쏟아붓는 돈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회사인 대만의 TSMC 생산거점을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 유치하면서 일본은 4760억엔(약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8개 일본 회사가 출자하는 새 반도체 회사 설립에 대해 “차세대 반도체는 양자, AI 등을 포함한 분야에서 큰 이노베이션을 가져올 핵심 기술로 이런 움직임이 일본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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