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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경영성과 앞세워 KT 대표 연임 도전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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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구현모

구현모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구현모(사진) KT 대표가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8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18년 바뀐 정관에 따라 KT는 기존 대표가 연임을 희망할 경우 경쟁 후보 없이 단독으로 적격 여부를 심사한다. 이사회는 구 대표를 제외한 이사 9명으로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2020년 3월 취임한 구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KT는 정관에 따라 임기 종료 3개월 전인 다음 달까지 구 대표 연임 또는 새로운 대표 후보자 중 결정해야 한다. 이날 구 대표는 KT 대표이사 자격으로 세계이동통신협회(GSMA) 이사회 멤버에 재선임됐다.

민영화 20년을 맞은 KT에서 연임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는 3명(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이 중 연임 임기를 모두 마친 CEO는 전임 황창규 회장이 유일하다(총 임기 6년). 구 대표는 ‘12년 만에 선임된 KT 내부 출신 CEO’라는 상징성을 갖고 연임에 도전한다. 구 대표는 취임 후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KT’를 표방하며 B2B(기업 간 거래) 등 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일단 불황에도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낸다는 점은 유리한 측면이다. 이날 KT는 3분기 매출(연결기준) 6조4772억원, 영업이익 45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18.4% 증가했다. 또 구 대표 취임 후 KT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ABC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를 재편해 비통신분야 매출 비중을 전체의 41%까지 끌어올렸다. 그룹사도 순항 중이다. 지난 8월에는 2013년 6월 이후 9년여 만에 KT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 구 대표가 연임 의지를 밝힌 이 날 코스피에서 KT는 전날보다 0.55% 오른 3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 9조530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황창규 전 회장 시절 국회의원 불법후원금 문제에 연루돼 약식기소된 이후 올해 초 벌금형(정치자금법 위반 1000만원, 업무상 횡령 500만원)을 받았으나, 구 대표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연임을 반대하는 사내 여론도 있다. 여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월 KT에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약 630만 달러(약 87억원)의 과징금과 추징금을 부과한 것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FCPA 위반 여부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며, 향후 내부 통제 등을 강화하기로 하고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현재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0.7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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