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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권익위 "술자리 의혹 공익신고 검토"…尹임명 김태규 "납득 못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2022.11.1/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2022.11.1/뉴스1

국민권익위원회가 8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사건’ 의혹 제기자 A씨의 공익신고자 인정 여부를 검토 중이라 밝힌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권익위는 이날 오후 5시 43분 출입기자단에게 “국민권익위 ‘청담동 술자리 사건’ 제보자 공익신고자 인정 요건 검토 중”이란 보도자료를 예고 없이 뿌렸다. 해당 언론 공지는 전현희 위원장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전 위원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회피한 상태라 검토 과정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자신이 해당 술자리를 목격했다는 첼리스트의 전 동거인이라 주장하며 SNS에 공익신고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 위원장의 ‘회피 결정’에도 논란이 이는 건 ‘술자리 의혹’이 윤 대통령과 한 장관 모두 ‘가짜뉴스’라 강력히 주장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권익위가 비밀성이 요구되는 ‘공익신고자 검토’ 과정을 공개한 것 자체도 이례적이다. 당장 권익위 내부에서부터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달 20일 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김태규 전 부장판사의 모습. 사진 대통령실

지난달 20일 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김태규 전 부장판사의 모습. 사진 대통령실

尹 임명한 김태규 “가짜뉴스 가까워, 납득 못 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임명한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며 “전 위원장이 이런 사안을 협의 없이 언론에 알린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한 “해당 의혹은 가짜뉴스로 보여 공익신고자 인정 여부를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권익위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죄책을 면하려는 이들의 도피처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익위 내부에서도 A씨의 공익신고자 인정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상당하다고 한다. A씨의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공익신고 요건에 해당하는 위법 행위를 했는지 여부도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르면 공익신고자는 공익침해행위로 인정되는 471개 법률 위반 행위를 신고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권익위에선 A씨에게 “관련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며 서류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권익위 내부에선 “전 위원장이 이번 사건을 통해 정치 행위를 하는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른바 술자리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 강력히 반발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른바 술자리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 강력히 반발했다. 연합뉴스

권익위는 지난 대선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의혹을 폭로한 전 경기도청 비서실 직원 B씨의 경우 공익신고자로 인정했음에도 한동안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이후 권익위 직원이 트위터에 해당 사실을 댓글로 남기며 공익신고자 인정 결과가 알려졌고, 권익위는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며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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