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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후폭풍에 국내은행 CDS 프리미엄↑…美 은행도 상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준금리 인상과 단기 자금시장 경색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지주사의 부도 위험 지표가 급등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중국 등 주요국 은행의 부도 위험도 높아졌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KB·신한·하나·우리금은행 주 등 국내 4대 은행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평균 0.75%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0.22%포인트)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주요국 은행의 CDS 프리미엄. 자료: 국제금융센터

주요국 은행의 CDS 프리미엄. 자료: 국제금융센터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같은 금융파생상품이다. CDS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해당 국가나 기업 채권의 부도 위험을 크게 본다는 뜻이다.

하나은행의 CDS프리미엄은 지난해 말 0.22%포인트에서 지난 4일 0.77%포인트로 올랐고 KB은행은 0.22%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0.22%포인트에서 0.77%포인트로, 신한은행은 0.24%포인트에서 0.73%포인트로 뛰었다.

국내은행의 CDS프리미엄이 높아진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시중은행 차주(대출자)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진 게 CDS프리미엄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강원도가 레고랜드 지급보증 의무를 불이행하고,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거부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줬다.

서병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 CDS프리미엄은 국채 CDS프리미엄에 연동돼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 레고랜드 사태와 보험사 콜옵션 사태 등 국내 채권시장의 이슈들이 리스크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CDS 프리미엄(5년물)은 지난달 31일 기준 0.7%포인트로 치솟으며 지난해 말(0.21%포인트)보다 세 배 넘게 올랐다. 이는 2017년 11월 14일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3월(0.57%포인트)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은행권의 CDS프리미엄이 뛴 곳은 한국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은행의 CDS프리미엄은지난해 말 0.54%포인트에서 1.02%로 두 배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럽 은행의 CDS프리미엄은 0.38%포인트에서 0.96%포인트로 큰 폭 올랐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금리 인상이 이뤄지며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이 은행의 예대 마진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너무 급격하게 오르며 차주의 위험도가 올라가고 건전성 측면에 부정적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CDS프리미엄이 상승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인 BNK증권 연구원은 “한국 금융지주들의 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이라며 "CDS프리미엄은 단기적인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에 불과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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