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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츠 독일총리, 오늘 방중…EU ‘탈중국 연대’ 흔들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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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올라프 숄츠

올라프 숄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진)가 4일 취임 11개월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을 만난다. 양국 지도자의 만남은 지난 2019년 9월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시 주석을 만난 이후 3년 만이다.  숄츠 총리는 시진핑 집권 3기 출범 이후 중국에 가는 첫 서방 지도자가 됐다. 폴크스바겐, 지멘스, 도이체방크, BASF 등 중국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치고 있는 독일 대기업의 CEO들도 대거 동행한다. 최근 중국 견제 노선을 강화해온 유럽연합(EU)은 숄츠의 방중으로 EU의 단일대오가 흔들릴까 우려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번 만남에서 중국의 시장 개방과 인권 문제, 기후변화 대응 등을 논의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도록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숄츠 총리의 방중은 최근 EU의 ‘탈중국’ 움직임과 어긋난다. 지난달 21일 EU 정상회의에서 대중 전략을 논의한 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중국에 기술과 원자재 의존도에 대한 위험이 있다”며 “우리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국으로부터의 원자재 공급을 다변화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난을 겪는 EU가 권위주의적인 국가에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피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정부는 지난달 26일 자국 최대 항만인 함부르크항의 확대·개발 프로젝트에 중국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의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또 도르트문트 반도체 생산 공장이 중국 기업 자회사가 인수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티에리 브르통 EU 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달 31일 숄츠 총리를 겨냥해 “유럽 정부와 기업들은 중국이 경쟁자임을 깨달아야 하고, 중국 투자를 결정할 때 순진하게 굴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독일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제·국방·외교부를 포함해 6개 부처가 COSCO의 함부르크항 투자를 반대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무부 장관은 숄츠 총리의 방중을 반대하면서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최근 수년간 전면적으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우리 대중 정책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숄츠 총리는 2일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기고문에서 “중국은 중요한 파트너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중국 지도부와 오랫동안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에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독일과 중국의 교역 규모는 2450억 유로(약 342조 2200억원)였다. 유엔 세관데이터인 유엔 컴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중국에 대한 상품 수출액은 1236억7000만 달러(약 176조5000억원)로 EU 국가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현재 독일 산업체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투자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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