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포토버스] 위급시 골든타임 4분…'하트품은 초록빛 스티커'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시청역 1호선 2번출구에 붙어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안내 스티커. 이 스티커에는 자동심장충격기의 위치의 정보가 담겨 있다. 전민규 기자

서울 시청역 1호선 2번출구에 붙어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안내 스티커. 이 스티커에는 자동심장충격기의 위치의 정보가 담겨 있다. 전민규 기자

사랑하는 내 가족이 갑자기 쓰러지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지만 만약 이런 일이 발생 한다면 즉시 119에 연락하고 심폐소생술(이하 CPR)을 해 생명을 구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기억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4배는 높아질 수 있다. 길을 걷다가 하트에 번개 표시가 그려진 '초록빛 작은 스티커'가 있다면 유심히 살펴보자. 이 스티커는 '자동심장충격기'가 있는 위치를 안내하는 스티커다. '자동심장충격기'는 갑작스런 심정지 상황이 생겼거나 호흡이 멈췄을 때 사용하는 응급처치 장비로 손으로 하는 CPR보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문제는 이러한 위급 상황에서 4분 이내에 환자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3일 오전 서울 시청역 2번출구 앞 기둥에 부착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위치 안내 스티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시청역 2번출구 앞 기둥에 부착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위치 안내 스티커. 전민규 기자

3일 서울 시청앞 지하철역 출입구에 부착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스티커가 훼손돼 알아볼 수 없게 붙어있는 곳도 있었다. 전민규 기자

3일 서울 시청앞 지하철역 출입구에 부착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스티커가 훼손돼 알아볼 수 없게 붙어있는 곳도 있었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1호선 시청역 지하 1층에 설치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작은 사이즈라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1호선 시청역 지하 1층에 설치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작은 사이즈라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전민규 기자

서울 시청 앞 광장에 서서 '자동심장충격기'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봤다. 4분 안에 찾을 수 있을까. 1호선 시청역으로 향했다. 기둥 곳곳에 초록빛 스티커가 보인다. 이 스티커 하단에는 '자동심장충격기'의 위치가 적혀 있었다. '지하1층 앞 고객안내센터 앞 좌측 20m' 지하로 내려가 봤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가로 50cm 쯤 돼 보이는 작은 사이즈의 상자가 벽에 붙어 있었다. '자동심장충격기' 앞을 시민들은 그냥 지나쳐갔다. 작은 크기 탓에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1층에서 안내 스티커를 발견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지만, 역이 워낙 컸기 때문에 가는 데만 4분이 넘게 걸렸다. 지하 1층에 있는 '안전센터'를 찾아 시청역에 몇 대의 자동심장충격기가 비치돼 있는지 물었다. 역 담당자는 "1대뿐"이라며 "시청역 뿐 아니라 지하철 모든 역에 각 1대씩 비치 돼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20만 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청역에 있는 '심장충격기'는 2대 였다.

3일 오전 서울 2호선 시청역 지하 1층에 설치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2호선 시청역 지하 1층에 설치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2호선 시청역 지하 1층에 설치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2호선 시청역 지하 1층에 설치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민규 기자

 시청역 지하철 2호선으로 향했다. 각 호 선별로 한 기씩 운영한다고 해서 가봤다. 정말 1기가 지하 2층 개찰구 인근에 설치돼 있었다. 카드를 찍고 지하 3층 플랫폼에 가보니 구호용품 보관함이 보였다. 혹시나 안에 함께 들어 있지는 않을까 해서 들여다봤는데 충격기는 없었다. 서울교통공사에 문의해 보니 열차에도 플렛폼에도 비치가 안 되어 있다는 답을 들었다. 전동차에서 갑자기 사람이 쓰러지거나 사고가 발생해도 플렛폼에는 재빨리 사용할 '심장충격기'는 없다는 말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에 자동심장충격기 비치 의무가 법에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설치 및 관리 지침이 있지만 지하철은 예외라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3일 오전 서울 시청역 2호선 지하 플랫폼에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설치돼 있는 구호용품 보관함과 SOS 비상전화가 보인다. 구호물품함에는 산소호흡기, 방독면, 숨수건, 물 등이 놓여 있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시청역 2호선 지하 플랫폼에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설치돼 있는 구호용품 보관함과 SOS 비상전화가 보인다. 구호물품함에는 산소호흡기, 방독면, 숨수건, 물 등이 놓여 있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시청에 1층 민원실 앞에 비치 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서울시는 시청에 총 8대의 심장충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3일 오전 서울 시청에 1층 민원실 앞에 비치 돼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서울시는 시청에 총 8대의 심장충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초록빛 스티커와 '자동심장충격기'의 위치를 파악했다면 '자동심장충격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둬야 할 것 같아 대한 적십자에서 하는 교육 현장을 찾았다. 기기 사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기계를 열면 음성 안내 설명과 매뉴얼이 나온다. 환자 머리 위쪽에 심장충격기를 놓고 안에 있는 패치를 그림대로 붙인다. 플러그를 연결하고 전원을 켜면 이때부터 기계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처치를 시작한다. 기계는 '버튼을 누르세요', '물러나세요', '가슴을 압박하세요' 같은 멘트를 안내한다. 자물쇠 상자 안에 기기가 있을 때는 장비 사용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가까이서 작동해 보니 어렵지 않았다.

대한적십자 직원이 3일 오전 서울 서대문 구청에서 열린 심폐소생술 강의장에서 '자동심장충격기'를 시연하고 있다. 자동심장충격기는 본체와 몸에 붙이는 패드로 구성돼 있다. 스타트 버튼과, 심장충격 버튼이 보인다. 전민규 기자

대한적십자 직원이 3일 오전 서울 서대문 구청에서 열린 심폐소생술 강의장에서 '자동심장충격기'를 시연하고 있다. 자동심장충격기는 본체와 몸에 붙이는 패드로 구성돼 있다. 스타트 버튼과, 심장충격 버튼이 보인다. 전민규 기자

대한적십자 직원이 3일 오전 서울 서대문 구청에서 열린 심폐소생술 강의장에서 '자동심장충격기'를 시연하고 있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면 기계에서 상황에 맞춰 안내 멘트가 나온다. 전민규 기자

대한적십자 직원이 3일 오전 서울 서대문 구청에서 열린 심폐소생술 강의장에서 '자동심장충격기'를 시연하고 있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면 기계에서 상황에 맞춰 안내 멘트가 나온다. 전민규 기자

'이태원 참사'로 인해 CP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심장이 멈추고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모두가 당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길을 걸으며 사소한 표식, 장치 사용 등에 관해 관심을 갖는다면 뜻하지 않는 어려움이 생겼을 때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