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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맞았는데 또?"...노년층 접종 겨우 8%, 전문가는 조바심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주사실에서 한 의료진이 BA.1 변이 기반 모더나 백신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주사실에서 한 의료진이 BA.1 변이 기반 모더나 백신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백모(61)씨는 지난 3월 부인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받았다. 연초에 함께 사는 아들이 코로나19에 걸렸지만, 백씨와 부인은 지금까지 감염을 비껴갔다. 백씨 부부는 4차 접종은 생각이 없다. 백씨는 “3차까지 맞았는데 또 맞아야 하냐”며 “백신을 반복해서 맞는 게 걱정돼 이번 겨울은 그냥 지내보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64살인 김모(경기 고양시)씨는 지난 8월에서야 3차 접종을 마쳤다. 자녀의 설득 때문에 백신을 맞았다는 김씨는 “어차피 난 주부이고 코로나 이후 바깥 활동을 일절 안 하니 굳이 맞을 필요가 있나 싶다”라며 “남편과 딸도 이미 면역자이기 때문에 4차를 맞아야 할 시기가 와도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60세 이상 8.1%만 추가접종 완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방역당국이 겨울철 다가올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개량 백신 추가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좀처럼 접종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추가 접종 대상자는 기초접종을 완료한 사람 중 마지막으로 접종한 날 또는 감염된 날을 기준으로 120일이 경과한 사람이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위험군의 경우 약 1224만2000명이 대상자인데 이날 0시 기준 8.1%인 99만2000명만 접종을 완료했다. 18~59세 연령에선 대상자 2843만1000명 중 접종자가 0.2%(5만4000명)에 그친다. 예약률도 저조하다. 같은 날 0시 기준 누적 예약 현황을 보면 60세 이상 대상자 중 11.1%(135만4000명)가, 18~59세는 0.4%(11만9000명)가 예약을 완료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접종률이 저조한 배경에 대해 “그동안 안정적인 유행 상황이 이어졌고, 새로운 백신이 도입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접종을 보류해 온 분들이 많다고 판단된다”라며 “국민께서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접종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지자체가 협력해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절반 이상 접종 받으면 도움”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주사실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주사실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예전처럼 70~80%의 접종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고위험군은 4차 접종까지는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미감염된 사람 중 접종 횟수가 적은 이들부터 우선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위험군의 접종률이 얼마나 올라야 올겨울 재유행 시 피해가 줄어들 것 같냐는 질문에는 “항체 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까지 고위험군의 절반 정도가 자연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순 계산으로 전체 대상자의 절반 정도가 추가 접종을 마치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도 추가 접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숙영 단장은 “예방접종의 효과 분석 결과 3차 접종을 완료하면 접종 후에 확진되더라도 미접종자에 비해 중증 진행 위험이 95% 정도 감소한다”라며 “특히 건강 취약계층과 50대 기저질환자, 보건의료인은 적극적으로 접종해달라”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는 증가세가 뚜렷해 7차 유행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확진자는 전주 대비 35.5% 증가해 일평균 3만명대가 발생했다. 올여름 재유행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7월 초 유행 수준이다.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지난 5주간 ‘낮음’을 유지했지만, 확진자 수와 신규 위중증 환자 수, 중환자 병상 가동률 등의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전국 수도권 ㆍ비수도권의 경우 모두 ‘중간’으로 상향 조정됐다.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검출률은 여전히 국내에서 BA.5형이 88.3%로 우세종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BF.7형이 2.2%, BQ.1.1형이 1.5%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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