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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죽어가는데 사람들 웃고 노래해" 호주 희생자 친구 오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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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국적 네이선 타버니티가 30일 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이태원 참사 상황을 전하고 있다. 틱톡 캡처

호주 국적 네이선 타버니티가 30일 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이태원 참사 상황을 전하고 있다. 틱톡 캡처

이태원 참사와 관련 호주 출신 희생자의 친구가 “무대책이 부른 참사”라며 통탄했다.

31일 호주 9뉴스 등 현지 매체는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래치드(23)의 친구 네이선 타버니티가 틱톡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타버니티는 사고가 있기 전 친구들과 분장하고 찍은 셀카를 공개하며 “그레이스의 24번째 생일을 앞두고 이태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레이스가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을 때 현장에 같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 친구 중 한 명의 손을 잡았다”고 말하며 그는 눈물을 터뜨렸다.

타버니티는 같이 간 친구 3명에 대해 “2명이 중태에 빠졌고 1명은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책이 부족한 것이 참사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31일 오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31일 오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그는 “경찰과 응급서비스 인력이 부족했다”며 “아무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내 친구가 죽어가고 있는 동안에 사람들이 사고 현장을 찍고 있거나 노래 부르고 웃는 걸 지켜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에게 ‘뒤로 물러서’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고 사람들은 죽어갔다”며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30분, 지원인력이 투입되기까지 1시간이 걸렸으며 구조대가 오기까지는 더 오래 걸렸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CPR을 받는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을 ‘정부에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며 “많은 사람들이 몰릴 걸 예상했다면 왜 대비하지 않았냐”고 강조했다.

한편 호주 현지 매체는 사망자 래치드의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영화제작사에서 일하던 ‘밝은 미소의 천사’같은 사람이었다고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총 303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고로 154명이 숨지고 33명이 중상을 입는 등 149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 중 외국인은 26명이다. 사망자의 국적은 이란 5명,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 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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