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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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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위문희 기자 중앙일보 기자
위문희 사회2팀 기자

위문희 사회2팀 기자

2020년 8월, 3개 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다크웹(DarkWeb) 전문수사팀을 지정한 경찰청. 올해 10월 현재 6개 지방청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국가정보원도 지난해부터 다크웹 전담대응팀을 가동해 다크웹을 모니터링하고, 국내외 해킹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4일 대검찰청은 전국 4개 검찰청에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개설해 다크웹을 통한 인터넷 마약류 유통을 수사한다고 밝혔다.

최근 수사·정보기관의 관심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다크웹이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IP 추적이 어려워서 마약 거래나 아동성착취물 유통, 해킹 등 각종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다크웹이 널리 퍼진 건 2000년대 초반 토르(Tor·The Onion Router)라는 익명 브라우저가 발표되면서다. 이름에 ‘양파(onion)’가 들어간 것처럼 토르 브라우저로 접속한 다크웹 사이트 주소는 ‘.onion’ 형태를 갖는다. 사용자의 접속 경로가 6번의 암호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양파 껍질이 연상되기도 한다.

토르 기술은 1990년대 중반 미국 정부가 개발했다. 군과 정부 기관의 온라인 통신을 보호하기 위해 익명 네트워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사이트에 토르를 사용한 흔적이 남는다면 오히려 미국 정부는 정체를 들키는 셈이 된다. 그래서 대중에게 토르를 배포하게 된 것이다.

다크웹상의 불법 행위는 2013년 미국에서 유명한 다크웹 암시장이었던 ‘실크로드(Silk Road)’가 폐쇄되면서 문제로 대두했다. 미국 달러 대신 비트코인으로만 거래됐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었다. 익명화된 브라우저와 암호화된 가상자산이 만나 새로운 범죄 유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크웹이라고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건 아니다. 운영자가 실수할 수 있어서다. 다크웹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를 개설한 손정우(26). 미국 법무부가 2019년 10월 손정우를 아동성착취물 제작·광고·배포 등 9개 혐의로 기소하기에 앞서 2018년 5월 한국 경찰에 먼저 덜미를 잡혔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도둑놈은 항상 운이 좋아야 하는데 경찰은 한 번만 운이 좋으면 된다”고 말한다. 다크웹 수사가 어려울 뿐이지 불가능하지 않다는 수사기관의 자신감, 성과로 보여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