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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3분기 2.6% 성장, 플러스 전환…시장선 “숫자 속지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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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3분기 미국 경제가 2.6%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다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경기 회복은커녕 경기 침체의 신호탄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분위기와 달리 수치적으로 개선된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분기 대비 연율)이 2.6%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예상한 전망치(2.4%)를 웃도는 수치다. 올해 들어 첫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미국은 ‘기술적 경기침체’(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 상태에서 빠져나오게 됐다. 미국은 지난 1분기(-1.6%)와 2분기(-0.6%)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상무부는 “수출과 소비자 지출, 비주거 고정투자 증가 등이 플러스 전환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반등에 성공했지만 시장은 ‘숫자에 속으면 안 된다’는 반응이다. 줄곧 역성장하던 미국 경제가 3분기 들어 반등한 것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전 분기의 기저효과 영향이라는 것이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6%라는 수치는 기저효과에 따른 플러스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분기 GDP 수치는 금리 인상과 높아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주식 및 주택 가격 하락의 한가운데에서 지속하고 있는 경기 침체를 은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도 “경제학자들은 (이번 반등이) 둔화세에 접어든 미국 경제 상황을 과장하는 ‘원 히트 원더(one-hit-wonder·일회성 성공)’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경기 침체를 드러내는 결정적인 시그널은 미국 GDP의 70%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의 둔화세다. 미국의 지난 1·2분기 소비는 성장률이 뒷걸음질하는 와중에도 각각 1.3%, 2.0% 상승했다. 하지만 3분기엔 1.4%로 둔화했다. 장기간의 인플레로 가계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3분기 GDP 반등에도 일련의 경기 침체 신호가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완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며 지난 9월에 이어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2회 연속 0.75%포인트 인상은 유로화가 탄생한 1999년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가 됐다. ECB가 연달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건 유로존의 물가 오름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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