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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작은 쉼터, 치유농업] 나만의 텃밭, 식용 꽃 원예 … 전국 어디서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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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치유농업 프로그램’ 어떤 게 있나
#. 늘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참아왔던 직장인 김모씨(50). 극심한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김씨는 열흘간 휴가를 내고 시골로 내려왔다. 초록 잎만 바라보며 텃밭 가꾸기에 열중하던 김씨는 어느새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다.

쫓기듯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농촌 마을이나 도시 인근의 치유 농장에서 힐링과 치유의 시간을 갖는 농촌진흥청 ‘치유농업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농작물, 꽃을 기르거나 귀여운 동물과 추억을 만드는 프로그램부터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풀멍’ ‘불멍’ ‘물멍’ ‘별멍’까지, 내 삶의 작은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충북에 위치한 A농장은 ‘식용 꽃과 함께 기억 쑥쑥’이라는 제목으로 ‘식용 꽃 원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참여할 수 있는데, 특히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강점이다. 주요 시설로는 치유 온실, 식용 꽃 허브 육묘장, 치유 텃밭, 체험장 등이 있다. 텃밭활동 및 산책을 통한 감각자극, 작물 재배 및 수확 활동을 통한 수 개념 인식, 기억력 훈련 등 총 8회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치매안심센터가 이 프로그램 참여 어르신을 대상으로 사전·후 인지 선별검사를 진행한 결과, 인지기능은 5.3% 향상, 주관적 기억력 감퇴 정도는 2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에 있는 B농장은 야생화·허브·채소를 주요 소재로 ‘치매 예방, 두리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산책로, 텃밭 등의 시설을 활용해 경도인지장애 어르신 대상으로 인지기능 개선 프로그램을 8회 운영했다. 사전·후 인지 선별검사 결과, 인지기능이 6.8% 향상됐다.

경남 소재 C농장은 ‘온몸으로 느끼는 치유정원’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건강 가득한 나만의 텃밭 꾸미기, 알록달록 쿠킹 클래스, 제철 과일 수확하기 활동을 하고 있다. 농장 활동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어르신들에겐 감각기능과 신체 활력의 향상을, 우울증 등 정신 질환자들에겐 서로 소통하며 우울감을 해소하고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

경기도에 있는 D농장은 ‘우리 함께 에코 힐링하러 가요’라는 프로그램으로 발달장애인의 돌봄과 가족의 휴식을 지원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 발달장애인의 수행 능력·성취감 향상을 위한 농장 산책, 식물 식재, 관리, 수확과 가족의 휴식을 위한 아로마, 수제청 만들기 등이 있다.

경북에 위치한 E농장은 연(연꽃·연잎·연근·연자방)을 활용한 공예활동을 소재로 오감자극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농장 주위의 여러 가지 꽃, 돌, 나무, 흙 등 다양한 자연 매체를 활용해 ‘내 마음 치유 연못엔 누가 있을까?’ ‘자연과 맘껏 놀자’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가 많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기 탐색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이 과정은 아이들의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이고 불안과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

경남 소재 F농장은 ‘동물들과 함께하는 마음 치유’라는 프로그램으로 포니, 당나귀, 젖소, 염소, 양 등과 함께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유아, 아동, 청소년, 성인, 중년여성, 노인 등을 대상으로 동물들과 산책하기, 먹이 주기, 빗질하기, 나와 가족을 위한 요리, 동물 이름표 만들어 주기, 심리 치유 그림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숙박시설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전북에 있는 G농장은 가족기능 강화, 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행복한 우리는 식구’를 마련했다. 화훼, 채소를 소재로 하며, 농장은 실내·외 교육장, 치유 온실, 치유 텃밭, 허브 족욕기, 조리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을 활성화하고, 전국 어디에서나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곳곳에 ‘치유농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치유농업추진단의 장정희 단장은 “치유농장에 관심 있는 국민이면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치유농장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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