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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국 가나, 베트남 넘버1도 방중…변수는 北도발·코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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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22일에 폐막한 20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북한·베트남·라오스 등 인접한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26일 당·정·군 주요 간부들과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전날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10월 25일)을 맞아 북·중 우의탑을 방문해 기념행사를 가졌다고 전했다. 사진은 행사 참석자들이 헌화하는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관영 매체들은 26일 당·정·군 주요 간부들과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전날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10월 25일)을 맞아 북·중 우의탑을 방문해 기념행사를 가졌다고 전했다. 사진은 행사 참석자들이 헌화하는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당대회에서 "중국공산당은 독립 자주, 완전 평등, 상호 존중, 상호 내정 불간섭 원칙을 토대로 각국 정당 및 정치 조직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명기하면서 공산당을 외교 일선으로 소환했다. 이에 따라 주변 사회주의 국가들과 '당 대 당' 외교를 한증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시 주석의 이런 방침에 따라 중국 공산당은 '당 대 당'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에 따르면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阮富仲) 공산당 총서기는 시 주석의 초청으로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이번 당대회에서 밝힌 대외정책 기조는 사회주의 개도국 중심"이라면서 "베트남은 사회주의와 개도국이 맞물려 있고 미국에 대한 헤징 차원에서도 의미를 가진 국가"라고 말했다.

중국은 당대회를 마친 뒤 사회주의 국가에 특사를 파견해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관례를 갖고 있다. 2017년 19차 당대회 직후에도 쑹타오(宋濤) 당시 대외연락부장을 북한, 베트남, 라오스 등에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파견했다. 하지만 이번엔 베트남 공산당 1인자를 초청하면서 정상외교를 먼저 시작하는 셈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9월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모란봉 기슭에 있는 북·중 우의탑에서 참배를 하는 모습. CCTV 화면=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9월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모란봉 기슭에 있는 북·중 우의탑에서 참배를 하는 모습. CCTV 화면=연합뉴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섯 번째 방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 위원장도 23일 시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확정된 직후 축전을 보내는 등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모양새다.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인 지난 25일 "조·중(북·중) 친선관계는 나라들 사이에 맺어지는 단순한 외교관계가 아니라 공동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피어린 투쟁 과정에 맺어진 특수한 친선관계"라고 강조했다.

북·중 양국이 친선과 연대를 강조하면서 정상외교의 군불을 지피고 있지만, 김 위원장의 방중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북한의 도발 스케줄이 북·중 양국 간 정상외교에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중 간에 특별한 동향은 없다"면서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도발 전후에 만나는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2018~2019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네 차례나 중국을 공식 방문했는데 당시에도 정상회담과 관련한 중국의 의견 수렴, 한·미에 대한 우군 과시 등의 의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도 녹록치 않다. 북한은 코로나19 펜데믹 초기부터 국경을 봉쇄하면서 바이러스 차단에 주력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8월 코로나19 방역전 승리를 선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방역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양국은 올해 110주년을 맞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 등 주요 행사를 양국의 현지 대사관에 고위 인사를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현재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을 추진해도 도발을 사전에 승인하는 꼴이 되고, 후에 만나도 도발을 용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서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북·중 양국이 공통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상황도 정상외교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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