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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엔 걸작 선물, 소아암 아이엔 희망…‘KH 유산’이 만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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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해 7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시를 찾은 시민들이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인 인왕제색도를 관람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7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시를 찾은 시민들이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인 인왕제색도를 관람하고 있다. [뉴스1]

이건희(1942~2020) 삼성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을 계기로 그가 우리 사회에 남긴 이른바 ‘KH(이건희 회장의 영문 이니셜) 유산’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은 고인의 유산 중 3분의 2가량을 상속세로 납부(예정 포함)하거나 사회에 기부했다. 금액으로는 15조5000억원대에 이른다. 특히 예술품 기부와 감염병 극복,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등 세 가지 유산은 사회 곳곳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이 회장의 유족은 지난해 4월 고인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지난해 7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을 통해 ‘이건희 컬렉션’이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관람객 72만 명이 다녀가면서 ‘미술관 나들이’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에세이집에서 “앞으로는 보통 사람의 일상생활에서 문화적인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철학 아래 그가 평생을 바쳐 모았던 기증품은 이달부터 전국 각 지역 대표 박물관·미술관을 순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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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기부도 이 회장의 소신에서 비롯됐다. 그는 생전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고인의 뜻에 따라 유족은 1조원을 감염병 확산 방지와 소아암·희귀질환 치료를 위해 기부했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된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연구·인프라를 지원하는 데 2000억원이 쓰인다. 또 향후 10년간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아 1만7000여 명의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등에 3000억원이 쓰일 계획이다.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지방의 소아암, 희귀질환 환자가 서울에 오지 않아도 치료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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