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성남FC·대장동 의혹 중심에…이재명과 27년 인연

정진상

검찰 수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54·사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대장동 뒷돈 수수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두 수사에서 모두 중심에 서 있다. 앞서 김용(56)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로부터 불법 대선자금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런 가운데 정 실장도 이들로부터 ‘5000만원+α’를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진상 실장은 이 대표도 인정하는 ‘이재명의 복심(腹心)’이다. 두 사람은 1995년 성남시민모임 시절부터 함께한 27년 인연이다. 이 대표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부터, 성남시장·경기지사·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비서실에 이르기까지 이 대표를 늘 옆에서 보좌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가 최근 정 실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두산건설, 네이버, 분당차병원 등 기업 6곳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대신 성남FC에 후원금·광고비 명목으로 160억~170억원을 내게 했다는 제3자 뇌물공여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두산건설의 정자동 병원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해 주는 대가로 성남FC에 50억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로 이모 전 두산건설 대표와 김모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을 기소했다. 그런데 공소장에 ‘이재명 성남시장, 정진상 정책실장과 공모했다’고 공범 관계임이 명시돼 있다.

지난해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최측근 설’이 나오자 이재명 대표는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 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대장동 뒷돈 수수(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가 정진상 실장을 겨냥하는 것도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마다 그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정진상 실장은 의견문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반박하고 있다. 정 실장은 자신이 2014년 5000만원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고 말했다. 또 “지난 9월 16일에는 압수수색을 당해 핸드폰 등도 뺏겼고 출국금지도 당했다. 검찰이 추가 소환하면 언제든 당당하게 응해 성실하게 조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