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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김문기 모른다 한 건 갑자기 물어봐 그런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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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사진 오른쪽)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사진 오른쪽)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2월 대통령선거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인사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개발 1처장 유족 측에 먼저 연락해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양측이 만난 시점은 유족 측이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유족 측은 지난 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처장이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때부터 알고 있었다는 정황 자료를 공개했다.

김 전 처장 유족 측이 24일 중앙일보에 공개한 이 전 후보 캠프 측 인사 A씨와 지난 2월 통화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A씨는 “(이재명) 캠프 외곽에 들어가서 좀 도우려고 한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는 나를 임명해준 양반(이재명 경기지사)인데 가서 휴가 때도 한번 뵐까 했다”며 설 연휴였던 지난 2월 2일 모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A씨는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 출신으로 같은 해 경기도 산하 기관장을 지냈으며,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사퇴한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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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뒤 A씨와 만난 자리에서 유족 측은 이 전 후보가 당시 “김 처장을 몰랐다”고 말한 일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A씨는 “갑자기 누가 확 들이대면 블랙아웃 된다. 그럴 경우에는 모른다고 일단 대답을 하는데”라고 답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원론적인 답변이지. 돌아와서 보니까 미안하고”라고 했다. 이어 “에이, 그건 진짜 말도 안 되죠. 필드도 같이 나갔는데. 골프 치시잖아요. 골프 치시죠?”라는 유족 측 말에 A씨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족 측이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A씨는 이 후보 측을 대리해 자리에 나온 듯한 발언도 했다. 유족 측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다. 물론 사장님이 왔지만 받아들이기는 캠프 대표로 온 것처럼 받아들여진다”고 하자 “뭐 의논을 하고 왔죠. 개인적으로 했다고 하면 시간 낭비고”라고 한 것이다.

이 대표와 고 김문기 전 처장이 2015년 1월 호주 출장에 동행한 모습. [사진 김문기씨 유족]

이 대표와 고 김문기 전 처장이 2015년 1월 호주 출장에 동행한 모습. [사진 김문기씨 유족]

김 전 처장 유족 측은 이 전 후보의 해명을 듣기 위해 A씨를 만났다며 “A씨가 연락 준다고 했는데 안 와서 기자회견을 한 거였고 이 후보가 직접 와서 조의를 표하고 사과했으면 기자회견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재명 대표는 김 전 처장 유족에게 아직도 연락이 없다고 한다.

유족 측은 뒤늦게 이런 녹음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에는 두려웠는데, 유동규 전 본부장이 나섰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A씨에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업의 주무 부서장이었던 김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 21일 공사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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