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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급증…포항·구미·광양 전세가율 90%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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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최근 집값 하락 폭이 커지면서 ‘깡통전세’의 위험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 정보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지난달 전세가율은 75.2%로 8월(74.7%)보다 0.5%P 높아졌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에 대한 전셋값의 비율이다. 보통 전세가율 80% 이상일 경우 ‘깡통전세’라고 부른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하거나 추월하면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커진다. 한국부동산원은 전세 보증금 미반환과 전세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달부터 전세가율과 보증사고 현황, 경매낙찰 통계 등을 제공 중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8월 69.4%에서 9월 70.4%로 높아졌다. 서울의 9월 평균 전세가율은 63.2%로 타지역보다 낮았지만 8월(62%)보다는 1.2%P 올라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시군구별로 보면 경북 포항 북구(91.7%), 경북 구미시(90.8%), 전북 익산시와 경북 포항 남구(각 90.6%), 광양시(90.2%) 등은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립·다세대의 전세가율은 지난 8월 83.1%에서 9월에는 83.4%로 0.3%P 상승했다.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81.2%에서 82.0%로 높아졌다. 특히 관악구 전세가율은 8월(85.3%)보다 6.6%P 상승한 91.9%를 기록해 ‘깡통전세’ 경고등이 켜졌다. 부산 연제구(127.4%), 경북 구미시(102.6%), 경기 이천시(102.1%), 경기 화성시(102%), 경북 포항 북구(101.8%), 경기 안산 상록구(100.7%) 등 전세가율이 100%를 넘어선 지역도 등장하고 있다.

다만 임대차시장 사이렌으로 공개되는 전세가율은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매월 시세 기준으로 조사하는 전세가율과는 수치상 차이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시세를 바탕으로 한 9월 평균 전세가율은 아파트가 전국 68.9%, 서울 57.4%이며 연립·다세대는 전국 67.7%, 서울 70.5%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실거래 기반의 전세가율은 시세 기반보다 등락이 큰 편이지만 깡통전세 위험신호를 가장 빨리 감지하는 지표로 참고할 수 있다”며 “전세가율이 90% 넘는 곳은 그만큼 전세금을 떼일 가능성도 큰 만큼 계약 시 유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원이 공개한 보증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보증사고건수는 523건(1098억원)으로 8월(511건·1089억원)보다 12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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