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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농가 많은 경기…AI·ASF·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19일 오후 경북 예천군의 한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과 관련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관계자들이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9일 오후 경북 예천군의 한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과 관련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관계자들이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뉴스1

AI(조류인플루엔자)·ASF(아프리카돼지열병)·구제역(FMD) 등 가축 전염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겨울을 앞두고 축산 농가가 많은 경기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는 21일 가축 전염병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위해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안성천 흰뺨검둥오리 분변에서 H5형 AI 항원 검출

우선 가금 농장의 AI 발생 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경기도 안성시 안성천에서 포획한 흰뺨검둥오리의 분변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검출된 항원이 고병원성인지 확인하는 데는 3∼5일이 걸린다. 중수본은 흰뺨검둥오리 포획지점 출입을 통제하고, 반경 10㎞ 지역을 야생 조수류 예찰 지역으로 설정해 가금 농장 예찰과 검사를 진행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경상북도 예천군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것과 관련, 관계 부처에 "차단방역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지시했다. 이날 저녁 한 총리가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경상북도 예천군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것과 관련, 관계 부처에 "차단방역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지시했다. 이날 저녁 한 총리가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0일 충남 천안시 봉강천에서 포획한 원앙이 H5N1형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24일 이후 7개월 만의 야생 조류 AI 확진이다. 최근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야생 매와 충북 충주시 영덕천 야생 조류 분변, 경남 김해시 사촌천에서 포획한 야생 쇠오리 등에서 H5형 AI 항원이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AI가 확산하면서 정부는 지난 12일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상태다.

경북 봉화 종오리 농장에서 올가을 첫 가금 농장 고병원성 AI 발생

이런 야생 조류 AI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가금 농장으로 AI가 확산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경북 예천군 소재 종오리 농장에서 올가을 첫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 4월 경남 김해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이 확인된 이후 6개월 만의 가금 농장 확진 사례다.

경기도 축산차량 거점 세척 및 소독시설. 사진 경기도

경기도 축산차량 거점 세척 및 소독시설. 사진 경기도

경기도는 AI 바이러스 유입 방지를 위해 철새 도래지 축산차량 통제구역(17개 구간 101개 지점) 감시, 축산차량 거점 세척 및 소독시설 확대(24곳→33곳) 등을 추진 중이다. 또 산란계 밀집 사육 단지와 특별관리지역 6개 시·군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종훈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장은 “겨울철은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길고 철새가 유입되는 등 재난형 가축 전염병 바이러스의 농장 유입 위험성이 매우 커 올해도 강도 높은 차단 방역을 추진할 것”이라며 “방역 활동에 대한 농가와 관련 업계,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9월 29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김포시 모 양돈농가 앞에서 방역 차량이 소독약을 뿌리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29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김포시 모 양돈농가 앞에서 방역 차량이 소독약을 뿌리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년 만에 지난달 경기 김포·파주 양돈 농가서 ASF 발병  

 지난달 경기 김포·파주에선 ASF 발생 사례 2건이 확인돼 경기 지역 양돈 농가가 긴장하고 있다. 경기 지역 양돈 농가에 ASF가 발병한 것은 2019년 10월 9일 이후 3년 만이다.

ASF는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2019년 9∼10월 경기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에서 총 14건이 발생한 뒤 이듬해 강원 2건, 지난해 강원 5건이 발생했다. 올해에는 강원 홍천(5월 8일)·양구(8월 19일)·춘천(9월 18·19일), 경기 김포·파주(9월 28일) 등 총 6건이 발생해 다시 확산하는 양상이다.

경기도는 ASF 방역을 위해 멧돼지 ASF 바이러스 검출지역에 있는 양돈 농가 224곳을 중심으로 방역 수칙 준수 여부 확인과 임상 예찰 등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을철 수확 시기 멧돼지에 의한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농장 주변과 주요 도로에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구제역은 예방백신 접종 이후 2020년 이후 국내에서 발병하지 않았지만, 과거 겨울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축산 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구제역은 2019년 1월 28일∼31일 3건, 2018년 3월 26일∼4월 1일 2건, 2017년 2월 5일∼13일 9건, 2016년 1월 11일∼3월 29일 21건이 발병한 바 있다.

경기도는 구제역 대응 차원에서는 이달 한 달간 소·염소 등 우제류 농가를 대상으로 일제 예방접종을 벌인다. 취약농가 방역실태 점검을 강화해 항체양성률이 낮거나 예방접종 관리가 소홀한 농장은 과태료, 추가접종, 지도점검 등도 추진한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농장 간 전파 차단을 위해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소·돼지 분뇨의 권역 외 이동을 제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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