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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면 7걸음 전에 사망"...단풍보러 갔다 깜짝, 공포의 이것[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독사예요! 조심하세요!”
지난 15일 오전 울산 울주군 신불산(1159m) 등산길. 배내2공영주차장에서 40분 정도 올라가던 도중에 등산객들의 고함이 들렸다. 50대 등산객 일행이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던 중 한 바로 옆에 까치살모사로 보이는 독사를 발견한 것이다. 똬리를 틀고 앉아있던 뱀은 인기척에 금세 숲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한 등산객은 “큰일 날 뻔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울산 신불산 산행 중 만난 독사. 울산=백경서 기자

울산 신불산 산행 중 만난 독사. 울산=백경서 기자

신불산은 해발 900m 정도 올라가면 16만5000㎡(5만평) 억새평원(간월재)이 있어 가을이면 등산객이 몰리는 곳이다. 뱀을 발견한 곳에서 5분 정도 더 올라가자 또 비슷한 생김새의 뱀을 만났다. 등산객이 다니는 도로 옆 풀 속에 있던 뱀은 가까이 다가가자,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국립생태원 측에 해당 뱀을 찍은 영상 분석을 의뢰한 결과 까치살모사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연구실 유정우 전임연구원은 “살모사와는 달리 눈 위에서 목까지 하얀 선이 없고 머리에 위치한 점과 진하고 굵은 줄무늬를 봤을 때 살모사과 중에서 가장 큰 까치살모사 같다”고 말했다.

까치살모사는 물리면 일곱 걸음 전에 죽는다고 해 칠보사(七步蛇), 머리에 일곱 개의 반점이 있다는 뜻에서 칠점사(七点蛇)라고도 불린다. 한국에 자생하는 독사 중 가장 강력한 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단풍과 억새 구경을 하러 산에 갔다가 뱀을 마주치는 등산객이 많다. 산책로에서도 뱀이 출몰한다. 지난달에는 한강 산책로에서 반려견이 독사에 물려 크게 다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뱀은 가을이 되면 겨울잠에 대비해 먹이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공격성도 강해지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한국의 대표적인 독사는 살모사·까치살모사·쇠살모사·유혈목이 등 4종이 있다.

까치살모사. [국립생태원 유튜브 캡처]

까치살모사. [국립생태원 유튜브 캡처]

만일 뱀에 물린 뒤 흥분해 뛰게 되면 혈액 순환이 잘돼 독이 빨리 퍼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물린 부위의 독을 빼기 위해 칼로 상처를 내거나 입으로 독을 빼야 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물린 부위 등에 2차 감염이 생겨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국립공원공단 측의 설명이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독사에게 물리면 상처 부위를 헝겊 등으로 묶어 혈액 순환을 억제하고 3~4시간 이내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뱀 외에도 가을철에는 독버섯 등을 주의해야 한다. 국립공원 탐방로나 야영장 주변에서도 여러 종류의 버섯이 자란다. 이 중에는 식용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개나리광대버섯·화경버섯·붉은사슴뿔버섯 등과 같은 맹독버섯도 있다. 이 같은 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착각해 먹으면 심각한 중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독버섯인 삿갓외대버섯.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독버섯인 삿갓외대버섯.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와 함께 숲속 습한 곳에 자라는 쐐기풀류를 조심해야 한다. 이들 식물은 잎과 줄기의 가시털(자모)에 포름산이 들어있어 만지거나 스치면 강한 통증을 일으킨다. 주로 개활지 등에서 자라는 환삼덩굴·쑥·돼지풀·단풍잎돼지풀 등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야외활동 시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해 독성생물과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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