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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극우 멜로니, 대통령에 총리 지명 요청 "난 이미 준비돼 있다"

중앙일보

입력

극우 여성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 대표가 지난 1일 이탈리아농업인연합회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극우 여성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 대표가 지난 1일 이탈리아농업인연합회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극우 여성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자신의 총리 지명을 요청했다고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대표는 우파 연합 대표단과 함께 이날 로마의 대통령 관저인 퀴리날레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약 10분간 면담했다.

멜로니 대표는 면담을 마치고 마테오 살비니 동맹(Lega) 대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진이탈리아(FI) 대표 등 우파 연합의 주요 파트너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서 "우리는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준비됐고, 가능한 한 빨리 (정부 구성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의원내각제 국가지만 내각을 구성할 총리를 지명하는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멜로니 대표는 지난달 25일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같은 극우 정당인 동맹, 중도 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이번 면담에서 우파 연합은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멜로니 대표가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갖게 해달라고 만장일치로 요청했다고 한다.

멜로니 대표는 "우리는 새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위임받을 인물로 나를 지목했다"고 말한 뒤 기업과 가계를 괴롭히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전날부터 이틀간 각 정파의 지도자들을 차례로 불러들여 정부 구성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 우파 연합 대표단과의 면담을 끝으로 협의는 종료됐고, 마타렐라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총리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에선 멜로니의 총리 지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멜로니가 총리에 지명되면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최초의 극우 지도자가 탄생한다. 올해는 무솔리니가 총리에 취임한 1922년으로부터 100년째 되는 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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