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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쇼크, 둔촌주공 덮쳤다…사업비 7000억 조달 실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강동구 둔춘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공사재개를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춘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공사재개를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차환 발행(발행한 채권의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채권을 새로 발행하는 것)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시공사업단인 건설사가 보증한 사업비 7000억원을 떠안게 됐다. 강원도 레고랜드 발(發) 자금 경색의 불똥이 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건설·증권업계에 따르면 BNK투자·한국투자증권 등은 오는 28일 만기인 둔촌주공 PF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차환에 실패했다. 증권사들은 기존 사업비 7000억원에 추가로 1250억원을 더해 82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후 자금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다들 투자를 선뜻 못 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시공사업단인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이날 자체 자금으로 사업비 7000억원을 상환하기로 했다. 건설사별 보증액은 현대건설 196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1750억원, 대우건설 1645억원, 롯데건설 1645억원이다. 시공사업단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달 28일까지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시도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각 건설사가 보유한 자금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에 7000억원의 조합 사업비 대출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조합은 시공단에서 제안한 ABSTB를 66일간 발행해 약 두 달간 사업비 대출 상환을 막았으나, 이번 차환 발행 실패로 결국 시공사업단이 이를 떠안게 됐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기존 5930가구 아파트를 지상 최고 35층, 85동, 1만2032가구로 탈바꿈하는 국내 재건축 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다. 일반분양 가구 수만 해도 4700가구로, 분양시장 최대어로 주목받아 왔다. 조합과 시공단 간 공사비 갈등으로 6개월 넘게 공사가 중단됐으나, 지난 17일 공사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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