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절제 흉터 그대로…밀라노 광장 등장한 졸리 벽화 '깜짝'

할리우드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47)의 유방 절제술 흉터가 그려진 벽화가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중심부인 산 바빌라 광장에 등장했다.

이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보도에 따르면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라는 제목이 붙은 이 벽화는 이탈리아의 팝아티스트 알렉산드로 팔롬보(48)가 그린 작품이다.

팔롬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유방암의 날'을 맞아 유방암 하면 떠오르는 할리우드 배우 졸리를 광장 인근 건물 외벽에 그렸다.

앤젤리나 졸리 벽화. 사진 알렌산드로 팔롬포 인스타그램 캡처

어머니가 난소암, 이모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등 유방·난소암 가족력이 많았던 졸리는 2013년 양쪽 유방을 떼는 예방적 절제술을 받았다. 대중은 암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절제술을 받은 졸리에 충격을 받았다.

팔롬보는 여성의 힘과 용기를 기리기 위해 유방 절제술 흉터가 뚜렷한 졸리의 벽화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팔롬보가 이같은 그림을 그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생존자'라는 제목으로 일련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 시리즈에서 그는 백설 공주, 재스민, 신데렐라, 아리엘, 오로라, 티아나 같은 디즈니 공주들을 유방암 생존자와 유방 절제 흉터가 있는 모습으로 묘사한 바 있다.

밀라노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팔롬보는 풍자적인 표현 기법을 통해 사회·문화 현상을 날카롭게 꼬집는 예술가로 잘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그린 마지 심슨 벽화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기 위해 그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벽화. 사진 알렌산드로 팔롬포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최근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20대 여성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밀라노에 있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 총영사관 앞에 미국의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 등장하는 마지 심슨이 머리를 자르고 있는 벽화를 그린 바 있다.

또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