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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하락=수출 증가’ 2010년 이후 흔들려…가격보다 품질 중요해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원화값은 미국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달러당 1400원대를 훌쩍 넘겼다. 하지만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나는데 그치는 등 수출은 4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무르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에 유리하다는 전통적 공식이 들어맞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산업연구원이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과거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9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원화 환율의 수출영향 감소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과 수출의 관계는 세계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이 중시된 2010년 이후로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수출입 통계를 분석했더니 2010년 이전엔 실질실효환율이 1% 하락할 경우 주요 산업 수출은 0.71% 증가했다. 하지만 그 후엔 0.55%로 증가 폭이 두드러지게 내려갔다. 특히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반도체, 일반기계 등에서 이런 추세가 뚜렷했다. 예를 들어 반도체는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실질실효환율이 1% 떨어지면 수출은 1.42% 늘면서 큰 연관성을 보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엔 0.1% 증가로 뚝 떨어졌다.

제품 가공 단계별로는 중간재 수출에서 환율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최종재에 속하는 소비재 수출은 2010년 이후 환율 영향력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재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가 대신 기술집약적인 품목 수출이 늘면서 가격 경쟁보다는 품질·기술 우위 등 비가격적 요소가 중요해진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체계 참여가 확대된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또한 원화값 하락에 따른 중간재 수입 가격 상승이 기업들의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출 제품 가격 하락 효과를 상쇄시키는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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