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빙빙빙’ ‘히히 하하’…이날치 밴드 신곡 이름도 요상하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범 내려온다’로 유명한 팝 밴드 이날치가 창작 공연 ‘물 밑’을 통해 10여 곡의 신곡을 발표한다. [사진 LG아트센터]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범 내려온다’로 유명한 팝 밴드 이날치가 창작 공연 ‘물 밑’을 통해 10여 곡의 신곡을 발표한다. [사진 LG아트센터]

“히히, 하하, 히히~ 히히, 하하, 히히~”

밴드 이날치의 신곡 ‘히히 하하’의 신명 나는 후렴구다.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범 내려온다’(2020)로 유튜브 조회 수 6억회를 돌파한 팝 밴드 이날치가 창작 공연 ‘물 밑’을 통해 10여곡의 신곡을 발표한다.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하는 ‘물 밑’은 생명의 근원을 찾아가는 천문학자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다. 판소리에서 자유 리듬으로 사설을 엮어 나가는 ‘아니리’ 형식 곡들이 기본 골격을 이룬다. 이날치의 데뷔 앨범 ‘수궁가’(2020)를 잇는 두 번째 프로젝트이자, 기존 판소리 다섯 마당을 벗어난 새로운 도전이다. 신곡들을 담은 싱글 앨범도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발표하는 게 목표다.

지난달 영국·벨기에·네덜란드·헝가리 등 유럽 4개국 5개 도시 투어를 마치고 신곡 막바지 작업 중인 이날치 멤버 7명을 19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났다. 이날치 밴드의 베이스 겸 음악감독 장영규는 “앞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갈 때 남아있는 판소리 마당을 계속 꺼내쓰는 게 우리가 할 일은 아닌 것 같았다”면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떤 소리를 만들고, 그 소리를 바탕으로 이날치의 음악을 만드는 게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 말했다. 소리꾼 권송희·신유진·안이호·이나래, 베이스 박준철, 드럼 이철희 등이 자리에 함께했다.

‘아니리 1·2·3’ ‘물 밑’ ‘태초의 행성’ ‘쑤쑤쑤쑤’ ‘흉흉한 소문’ ‘터널 시간 미로 침묵’ ‘빙빙빙’ ‘히히 하하’…. 이날 제목만 공개된 ‘물 밑’ 속 신곡 목록이다. 덧붙여 공개한 한줄 곡 설명엔 천문학자·괴물·포털·태초의 행성 등 SF·판타지 소재가 두루 담겼다.

연극 ‘시련’ ‘장 주네’ ‘백치’ 등을 올린 박정희 연출이 이날치 멤버들과 함께 설화 등을 참고해 ‘물 밑’의 전체 이야기를 완성했다. 음악적으론 드럼·베이스만 활용한 ‘수궁가’보다 건반·타악기 등 악기 편성이 늘었다.

이날 장영규는 이날치에 꼬리표처럼 붙어온 ‘퓨전 국악’ 대신 ‘팝밴드’란 지향점도 분명히 했다. “퓨전 국악이란 단어로, 수없이 많은 다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뭉쳐버리는 게 싫다. 그 안의 수많은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다”면서다. 소리꾼 안이호는 “한국 전통 음악이 소중하고 지켜야만 한다는 음악적 가치는 사실 음악을 감상하는 데는 방해라고 생각한다. 같이 재밌어야 가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