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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푸이그 3점포, PO까지 한 걸음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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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키움 야시엘 푸이그가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준PO 3차전에서 1회 선제 3점 홈런을 때려낸 뒤 홈으로 들어오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키움 야시엘 푸이그가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준PO 3차전에서 1회 선제 3점 홈런을 때려낸 뒤 홈으로 들어오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프로야구 개막 전부터 가장 화제를 모은 외국인 선수였다. 메이저리그(MLB)에서 7시즌을 뛰면서 홈런 132개를 기록한 스타 플레이어.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 타자 중 실력은 물론 네임밸류에서도 모두 최정상급이었다. 경기 외적인 구설수가 많아 걱정도 샀지만, “타격 하나는 믿을 만할 것”이라는 확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작 푸이그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0.277, 홈런 21개, 73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나쁘지는 않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수비는 불안했고, 슬럼프도 잦았다. 푸이그는 그렇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한국에서의 첫해를 마감하는 듯했다.

‘푸이그의 시간’은 더 중요한 순간 찾아왔다. KBO리그에서 맞은 첫 번째 가을. 푸이그는 자신의 별명인 ‘야생마’처럼 질주를 시작했다.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KBO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시리즈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한 방’을 때려냈다.

첫 타석부터 끈질겼고, 과감했다. 푸이그는 1회 초 이정후와 김혜성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2루 기회에서 KT 선발 고영표와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7구째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낮게 들어오자 벼락같이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큼직한 포물선을 그리며 125m를 날아갔다. 왼쪽 담장을 넘어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3점 홈런이었다. 타구를 바라보던 푸이그가 방망이를 뒤로 집어 던지며 ‘배트 플립’ 세리머니를 펼치자 키움 더그아웃은 열정적인 환호로 불타올랐다.

고영표(사진 오른쪽). 연합뉴스

고영표(사진 오른쪽). 연합뉴스

2차전 무득점 패배 후 한풀 꺾였던 키움 타선의 기세도 그 순간 살아났다. 3회 초 1사 1루에서 김혜성이 좌중간 적시 2루타를 터트려 추가점을 뽑았다. KT가 부랴부랴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구원 투입했지만, 이번에도 푸이그가 ‘해결사’로 나섰다. 데스파이네와 다시 풀카운트까지 맞서 팀의 5번째 득점을 만드는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키움은 이후 4점을 더 보태 9-2로 완승했다. 5전 3선승제의 준PO에서 1승 1패 후 3차전을 승리한 팀의 PO 진출 확률은 100%다. PO행 티켓이 키움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푸이그는 MLB에서 포스트시즌 58경기에 출전한 선수다. 가을야구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잘 안다. 키움 관계자는 “준PO 1차전이 열리기 전까지, 푸이그는 매일 훈련 시작 시간보다 30분씩 일찍 나와 특별 타격 훈련을 했다”고 귀띔했다. 푸이그도 1차전을 앞두고 “포스트시즌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작은 걸 놓치는 순간, 3연패로 순식간에 끝날 수 있다”며 고삐를 조였다. 그 각오와 준비의 결과가 1차전(2안타 1타점 1득점)과 3차전의 맹활약으로 돌아왔다.

준PO 3차전(19일·수원)

준PO 3차전(19일·수원)

데일리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푸이그는 “모든 동료가 100% 최선을 다했다. 모두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타석에서 홈런을 노리기보다는 강하게 쳐서 장타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가을야구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었고, 그렇게 돼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2승 1패로 앞선 키움과 1승 2패로 수세에 몰린 KT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준PO 4차전을 치른다. 키움은 정찬헌, KT는 소형준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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