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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악재에도 희망보는 KGC 고희진 감독 "1라운드만 버티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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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는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 뉴스1

19일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는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 뉴스1

고난의 1라운드가 예상된다. 하지만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은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KGC인삼공사는 2021~22시즌을 마친 뒤 고희진 감독을 선임했다. 구단에게도, 고희진 감독에게도 도전이었다. 프로배구 남자부 최연소로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고 감독은 처음으로 여자팀 지휘봉을 잡았다.

짧지 않은 6개월이 지나고 어느덧 시즌 개막이 다가왔다. 19일 프로배구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고희진 감독은 "아무래도 부상자가 많아 고민이다.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의 발목이 좋지 않다. 지금은 회복 단계이지만 연습 경기는 엘리자벳 없이 치렀다"고 전했다.

엘리자벳 뿐만이 아니다. 리베로 노란이 사실상 시즌 아웃됐고, 정호영과 박은진도 작은 부상을 당했다. 올 시즌 처음 팀을 맡았던 여러 가지를 시험해볼 생각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고희진 감독은 "선수들 기복이 남자보다는 심하다. 시즌도 이러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면서도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은 들었다. 쓸 카드들이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맞춰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부는 특히 선수층이 두터워야 하더라. 장기 레이스를 위해 열심히 준비 했다"고 말했다.

감독이 팔을 벗고 나서 선수들에게 공도 때렸다. 고희진 감독은 "이강주, 김정환 코치도 때리지만 나도 같이 외국인 선수 상대 훈련을 위해 함께 했다. 점프를 많이 해서 몸이 아프다"고 웃었다.

올 시즌 판도는 현대건설, GS칼텍스, 흥국생명 3강 체제로 예상된다. KGC인삼공사는 세 팀을 위협할 다크호스다. 그러기 위해선 엘리자벳이 이소영과 함께 주포를 맡아줘야 한다.

고희진 감독은 "노란을 뺀 선수들은 모두 복귀했다. 엘리자벳도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매일 트레이너가 체크하고 있다"며 "다치기 전까지는 괜찮았다. 배구 외의 생활이나 성젹도 잘 맞았다. 그동안 스파이크 서브를 안 넣다가 바꿨는데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야스민(현대건설), 모마(GS칼텍스)보다 못할 게 없다. 그 선수들보다 키가 작지도 않고, 힘이 부족하지도 않다"고 했다.

19일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는 KGC인삼공사 엘리자벳. 뉴스1

19일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는 KGC인삼공사 엘리자벳. 뉴스1

고희진 감독의 히든카드는 이선우다. 고 감독은 "선우는 '배진녀'다. 배구를 진지하게 하는 친구다. 직업관이나 마인드가 3년차 선수인데 좋다. 내가 그 나이일 때보다 낫다"고 했다. 대표팀에서 어포짓 스파이커였던 이선우는 KGC에선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야 한다. 고 감독은 "공격력은 좋고, 리시브 훈련을 하고 있다. 적절히 쓰려고 한다. 좋은 선수로 커 갈 것"이라고 했다.

고희진 감독이 보는 승부처는 시즌 초반이다.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던 세터 염혜선이 선수들과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고, 엘리자벳의 부상이 완벽하게 나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서다.

고희진 감독은 "초반이 힘들 거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해야 하고. 조합을 찾는 시간이다. 엘리자벳만 정상적으로 뛰면 훈련한 대로 될 거다. 엘리자벳이 좋지 않을 땐 이선우, 이예솔. 고의정이 아포짓을 준비한다. 백어택보다는 전위 공격을 살리기 위한 포메이션을 고심중"이라고 전했다.

노란이 빠진 리베로로는 고민지가 나선다. 그리고 서유경과 최효서가 뒤를 받친다. 고희진 감독은 "민지가 지금까지는 내가 생각했던 수준으로 해주고 있다. 어차피 처음이라 리그 최고 경기력을 바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행인 건 베테랑들 덕분에 팀 분위기가 좋다는 것이다. 고희진 감독은 "소영이가 주장으로서 너무 잘 해줬다. 리더십과 승부욕이 있다. 혜선이도 있고, 한송이라는 정신적인 지주가 있다. 송이랑 소영이가 팀을 잘 이끌어가면 된다"고 했다. 고 감독은 "솔직히 집에 잘 못 가서 주말부부처럼 되 버렸다. 그래도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행복함을 느낀다"고 했다.

초반만 잘 넘긴다면 봄 배구 도전도 무난하다. 고희진 감독은 "엘리자벳만 정상적으로 나설 수 있다면 3강에 밀리지 않는다. 전력적으로는 밀리지 않는다. 다만 멘털이 걱정인데, 초반에 잘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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