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로나 변이들, 한꺼번에 번진다…美 급증 'BQ.1' 국내도 검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9503명 발생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9503명 발생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여름 국내 코로나19 6차 유행을 주도했던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의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그 자리를 다른 새로운 변이들이 채우는 모양새다. 유럽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또다른 오미크론 하위 변이 BF.7이 국내에서도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미국에서 최근 확산 중인 BQ.1과 BQ.1.1 변이는 최근 우리 나라에서 검출됐다. 어떤 변이가 향후 겨울철 유행을 이끌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전문가들은 변이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규 변이 검출률 증가…BQ.1.1 등 국내서 검출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2주차(9~15일) BA.5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률은 89.3%다. 전주보다 1.3%p 떨어졌다. 반면, BA.5 외 다른 세부 변이들의 검출률은 대부분 늘었다. BA.2.75는 3.3%, BA.2.75.2는 1.0% 검출됐는데 각각 전주보다 0.5%p 올라간 수치다.

BA.5의 세부계통인 BF.7 역시 1.8% 검출되면서 전주보다 0.5%p 늘었다. BF.7 검출률 증가는 국내 감염보다 해외 유입에서 도드라졌다. 해외 유입된 검체로 한정해 분석했을 때, BF.7 검출률은 10월 1주차(2~8일)에는 2.6%였는데 2주차에 6.6%로 크게 뛰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재 BF.7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BF.7 변이는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67개 국가에서 현재까지 1만 4000여 건이 확인됐다”며 “미국 내 BF.7 점유율은 다소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벨기에에서는 BF.7이 늘어나면서 최근 5주간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 임 단장은 “BF.7은 BA.5 대비 18% 검출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질병청은 미국에서 급속도로 확산 중인 BQ.1과 BQ.1.1도 국내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BQ.1.1은 지난 13일 처음 확인된 후 이날까지 총 6건 확인됐고, BQ.1은 지난달 8일 첫 확인 이후 추가로 9건이 검출돼 총 11건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BQ.1과 BQ.1.1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면역 회피 능력면에서 뛰어난 변이라며, 큰 유행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를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국내 처음 확인된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바이러스 XBB는 14건이 추가로 검출돼 총 15건(국내 4건, 해외유입 11건)으로 늘었다.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의 세부 계통인 XBB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향후 유행, 우세종 판단 어려워”

방역 당국은 이번 겨울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 회피 경향이 큰 새로운 변이의 특성에 따라서 (향후) 유행이 커지는 속도나 크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변이가 겨울철 유행을 이끌지는 현재로써 예측이 어렵다고 말한다. 엄 교수는 “나라 간 인적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어서 더는 새로운 변이가 옛날처럼 한두 달 시차를 두고 들어오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것이 우세종이 될 것인지는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는 “BA.5 이후의 우세화된 변이는 아직 없는 상황에서 유럽, 북미, 우리나라의 상황이 모두 다르다”면서 “크게 4가지 변이(BA.2.75, BA.4.6, BF.7, BQ.1 또는 BQ.1.1)가 치고 올라오는 춘추전국시대 초기와 같다”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과거에는 다른 나라에서 한두 달 전 특정 변이가 우세화되면, 그것을 근거로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나라별로 상황이 모두 다르다”면서 “궁극적으로는 BA.5가 줄고, 다른 변이가 늘텐데 어떤 변이가 유행을 주도할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어떤 변이가 유입되고, 퍼지는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변이 분석은 김우주 교수는 “결국은 변이 모니터링이 중요한데, 입국 후 PCR 검사 의무화가 없어져서 유입되는 변이에 대한 분석이 안 되고 있다”며 “유행이 확산하더라도 무엇 때문에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분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엄중식 교수는 “최근 PCR 검사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변이 비율 판단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유행이 줄어들면 자가검사나 신속항원검사도 PCR 검사로 돌려야 하는데 그런 논의는 아직 없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향후 유행이 오더라도 규모가 6차 유행(정점 18만명) 정도는 아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탁 교수는 “변이는 기본적으로 면역에 대한 회피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변이의 증가는 결국 유행이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면서도 “변이의 면역 회피 능력이 올라갔지만 (백신·감염으로 인한) 사람들의 면역도 존재하기 때문에 유행 규모가 6차 유행 당시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