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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쫄지 말아라"…국립중앙박물관 때린 여야, 무슨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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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용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성용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중국의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삭제한 연표를 전시하는 과정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 부적절하게 대응해 여야가 뭇매를 때렸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해 질타가 이어졌다. 앞서 중국국가박물관은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했다. 해당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참여했으나 중국이 고구려와 발해를 뺀 한국 고대사 연표를 전시해 논란이 됐다.

해당 사실이 중앙일보 첫 보도로 알려지자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사 연표 부분을 즉각 시정하지 않을 경우 한국 측 전시실에 대한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하고, 전시품을 조기에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중국 국가박물관장에게 보낸 서신을 공개하면서 "(연표를) 즉시 수정하거나 전체를 삭제하라고 보냈다. 중국에서 연표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없애버릴 빌미를 제공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우리를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할 계기를 중앙박물관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놓쳤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애초에 공동기획전에 고구려·발해 유물을 보내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며 "많은 분이 '중국을 대단히 의식해서 굳이 현지에서 논쟁이 될 만한 유물을 빼고 보냈다'(고 한다). 지레 논쟁을 의식해서 이렇게 했다고 의심할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이건 단순한 문화재 문제가 아니다. 남북통일이 되면 국경 문제와도 연관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중국에 대해 '쫄지' 말아라. 덩치가 크다고 힘 자랑을 하면 힘으로 망한다. 당당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그간 중국 측의 신뢰만을 믿었던 우리 박물관의 명백한 실수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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