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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일 제쳤다, 남은 건 일본뿐” 중국산 자동차 어디까지 성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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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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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한국을 제치고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수출 호조는 올해도 이어져 1~8월 중국의 누적 자동차 수출량은 독일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2위에 등극했다. 이제 중국 앞에 남은 건 일본뿐이다. 중국산 자동차는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수출량 1위로 올라설 수 있을까?

2021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201만 5000대로 전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중국자동차협회(CAAM)에 따르면 1위 일본의 자동차 수출량은 382만 대, 2위 독일은 230만 대, 4위 한국은 152만대를 기록했다. 올해 중국은 8개월 만에 전년도 전체에 육박하는 191만대 수출을 달성해 독일을 누르고 전 세계 2위 자동차 수출 대국에 올라섰다. 중국산 자동차의 대당 평균 수출 단가 역시 2018년 1만 2900달러에서 2022년 8월 1만 8900달러까지 상승했다.

[사진 신화통신]

[사진 신화통신]

중국산 자동차, 언제 이렇게 발전했나?

중국산 자동차의 해외 진출 역사는 총 3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2010년 이전으로, 제3세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경차와 저가 승용차가 수출의 주를 이뤘다. 2단계는 2010~2020년으로, 더 많은 중국 자동차 업체가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해 해외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기간 중국산 자동차의 제품력은 크게 향상했으며, 수출 지역도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으로 확장됐다. 3단계는 2020년 이후로 현재진행형이다. 신에너지 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수소차)는 중국산 자동차 수출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올랐으며, 동시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현지화와 브랜딩 능력이 강화하고 있다.

중국산 신에너지 차, 수출 주도하는 일등 공신

신에너지 차는 중국산 자동차의 수출을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다. 지난해 전 세계로 수출된 중국산 신에너지 차는 31만 대로, 중국 전체 자동차 수출의 15%를 차지했다. 중국산 신에너지 차의 2021년 수출량은 전년 대비 304% 성장했으며, 올해 8월까지의 수출량은 전년도 전체를 웃도는 34만대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중국 신에너지 차 업체들은 앞다퉈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전통 완성차 업체들도 또 한 번 세력 확장에 나서며 중국산 신에너지 차 보급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제19회 중국(창춘·長春) 국제자동차박람회'에 전시된 비야디(BYD) 신에너지 차 [사진 신화통신]

지난 7월 22일 '제19회 중국(창춘·長春) 국제자동차박람회'에 전시된 비야디(BYD) 신에너지 차 [사진 신화통신]

중국 전기차 3대장인 웨이샤오리부터 살펴보면, 웨이라이(蔚來·NIO)는 지난 8일 독일 베를린에서 '웨이라이 유럽 발표회'를 열고 독일·네덜란드·덴마크·스웨덴 4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웨이라이는 이날 4개국을 대상으로 신모델 ET7, EL7, ET5의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동시에 오는 연말까지 유럽에 배터리 교환소 20개를 설치해 전기차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펑(小鵬)은 일찍이 2020년부터 유럽 시장에 진출했으며, 2021년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 유럽 총본부를 설립했다. 덴마크·독일·노르웨이·스웨덴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현지 자동차 전문 딜러 업체와 계약을 맺고 세력을 확장 중이다. 리샹(理想)은 지난해 회사 내부에 해외 진출 부서를 신설하고, 유럽에 생산 기지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오른 비야디(BYD)는 지난해 말 노르웨이에서 탕(唐) EV 모델 인도 1000대를 달성했다. 비야디는 최근 베를린에서 독일 렌터카 회사 식스트(Sixt)와 장기 업무 협의를 체결하고, 앞으로 6년간 식스트에 전기차 10만 대를 인계해 유럽 시장에서 신에너지 차 렌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창청자동차(長城汽車·GWM), 상하이자동차(上汽集團·SAIC MOTOR), 아이츠(愛馳·AIWAYS), 눠자(哪吒·NETA) 등도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신에너지 차가 가장 많이 수출된 상위 5개국은 벨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칠레, 영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저가로 승부 보는 것은 ‘옛말’ 현지화와 브랜딩에 목숨 건다

오직 ‘저가’로만 승부를 겨뤘던 과거와 달리, 수출 3단계에 진입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철저한 현지화와 꾸준한 브랜딩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웨이라이를 꼽을 수 있다. 웨이라이는 유럽 소비자의 습관에 맞춰 유럽 시장 진출 시 직접 판매가 아닌 '리스'를 택했다. 웨이라이 CEO 리빈(李斌)은 "충분한 조사를 통해 유럽의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은 리스 사용자가 주류이고 이들의 비중이 60%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리스 방식을 도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웨이라이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들은 최단 1개월부터 최장 60개월까지 신차를 리스할 수 있으며, 월평균 리스 금액은 8700~11633위안(약 173~231만원)이다. 리스 기간 웨이라이는 소비자를 대신해 보험 가입과 자동차 유지 보수, 배터리 교체 등을 담당하게 된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웨이라이 유럽 발표회' [사진 36kr]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웨이라이 유럽 발표회' [사진 36kr]

공급망의 현지화 역시 수출 3단계의 주요 추세가 되고 있다. 창청자동차는 태국 시장에서의 부품 현지화율이 45%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해외에 직접 투자해 공장과 R&D 센터, 디자인센터를 짓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상하이자동차는 태국에, 우링자동차(五菱)는 인도네시아에, 창청자동차는 러시아·태국에 공장을 지었으며, 창안자동차(長安)는 독일·일본·영국·미국에 R&D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밖에, 브랜딩을 강화한 해외 직영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 진출 방식은 현지 대리상을 통한 판매가 주를 이뤘다. 이는 회사 차원에서 비용 투자와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브랜딩의 중요성이 두드러지면서 해외에 직영 매장과 체험점 을 내는 자동차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 웨이라이는 독일과 노르웨이 등에 ‘니오 하우스(NIO HOUSE)’ 쇼룸을 오픈하고 소비자에게 브랜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비야디도 네덜란드 등에 체험 매장을 열고 소비자에게 직접 자사의 신에너지 차를 판매하고 있다.

2021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101%를 기록했다. 만약 이 성장률이 앞으로도 지속한다면, 중국은 2년 안에 일본을 따라잡고 자동차 수출 대국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불편하지만 중국산 자동차에 세계가 떨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부정할 수는 없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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