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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시다, 야스쿠니에 또 공물 봉납...한국 정부 "깊은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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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17일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이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 교도=연합뉴스

17일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이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 교도=연합뉴스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야스쿠니 신사에서 열리는 추계(秋季) 예대제(例大祭·제사) 시작을 맞아 공물인 마사가키(真榊)를 봉납했다고 전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이다. 공물에는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라는 명패가 달렸다.

기시다 총리는 18일까지 열리는 추계 예대제 기간 동안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 10월 총리에 취임한 직후의 추계 예대제와 올해 4월 춘계 예대제, 8월 15일 패전일에도 공물을 보냈다. 단 패전일에는 총리대신이 아닌 '자민당 총재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고, 개인 돈으로 요금을 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을 기리는 시설이다. 그중 90%에 가까운 약 213만3000명은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으며,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17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17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것은 2013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직접 참배는 하지 않고 예대제와 패전일에 공물만 봉납했다.

기시다 내각 각료 중에는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이 이날 기시다 총리와 함께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방문해 참배한 후 "나라의 정책을 위해 목숨을 버린 분들의 영령에 감사의 마음을 바쳤다"고 말했다.

앞서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도 14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18일 집단 참배할 계획이다.

한국 외교부는 17일 대변인 논평에서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 잘못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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