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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나비효과…한·일 협력 급진전, 신냉전은 가속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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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4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6일 군 특별감시선 이남에서 전투기와 폭격기 등 군용기 12대를 동원한 시위성 편대 비행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0월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전투기 '비행쇼'.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4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6일 군 특별감시선 이남에서 전투기와 폭격기 등 군용기 12대를 동원한 시위성 편대 비행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0월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전투기 '비행쇼'. 연합뉴스

북한이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더해 시위성 편대비행까지 감행하는 등 무력 도발 수위를  높임에 따라 한반도가 국제정세 급변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미·중 경쟁의 핵심 전선으로 떠오르면서다. 미국이 한·일 등 동맹을 규합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는 데 대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북한을 엄호하며 오히려 ‘미국 책임론’을 묻는 식이다.

북핵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한국은 미·일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유엔 등 국제사회의 결속을 유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과거 한국의 대북 공조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진 데 반해 최근엔 일본이 핵심 협력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

尹-기시다 통화 "현안 격의 없이 소통키로" 

윤석열 대통령은 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통화 협의를 통해 양국 간 북핵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통화 협의를 통해 양국 간 북핵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뉴시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한 대북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통화 협의에 나선 것은 한·일 양국의 안보 협력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양 정상은 안보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수시로 격의 없이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핵 위기 국면에 공동 대응하며 쌓인 신뢰가 강제징용 등 현안 해결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한·일 양국은 과거에도 북한의 핵·미사일을 위협에 전면 노출돼 있다는 지정학적 공통점을 매개로 협력 채널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는 등 한·일 간 대북 접근법의 차이는 실질 협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日 열도 지나는 IRBM…한·일 안보 협력 본격화 

지난 4일 북한은 일본 열도를 지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 비행한 것은 약 5년만이다. 사진은 지난 1월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하는 모습. 아래는 당시 미사일 탄두부에 설치된 카메라를 활용해 지구를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일 북한은 일본 열도를 지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 비행한 것은 약 5년만이다. 사진은 지난 1월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하는 모습. 아래는 당시 미사일 탄두부에 설치된 카메라를 활용해 지구를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한·일 양국은 지난 4일 북한이 일본 상공 위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이후엔 협력 강도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이 5년 만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직접 노출되며 안보 위기가 고조된 결과다. 북한의 7차 핵실험 목표로 거론되는 ‘핵탄두 소형화’ 역시 한·일 양국이 직접적 위협 대상에 해당한다. 일본은 앞서 2020년 『방위백서』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탄두화를 실현하고, 이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일본을 핵 공격할 능력을 이미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미·일 3국이 대북 공조를 강화하는 사이 북한은 우방국인 중·러와의 밀착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유엔 무대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규탄 및 추가 대북 제재 문제 등을 놓고 ‘한·미·일 vs 북·중·러’ 갈등이 고착화하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5월엔 미국이 주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대북 제재 결의를 중·러가 거부권을 행사하며 막아섰고, 지난 5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추진됐던 대북 규탄 의장 성명 역시 중·러 반대에 막혔다.

중국 향해 "연합훈련", 러시아엔 "미국 도전 짓부쉈다" 

한미일 3국의 대북 압박 기조에 맞서 북한은 중러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한미일 3국의 대북 압박 기조에 맞서 북한은 중러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미국 주도의 제재·압박을 막아서는 방패막이를 자처한 중·러에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6·25전쟁 이후 약 70년 만에 북·중 간 연합 훈련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지난 5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북한의 대중, 대러 접근과 한반도 정세’ 보고서에는 “지난 8월 초 북한이 처음으로 북·중 합동 군사훈련을 제안했다.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중 연합 훈련이 열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담겼다.

실제 지난 8월 이영길 북한 국방상은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에게 보낸 축전을 통해 “조선 인민군은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전략 전술적 협동 작전을 긴밀히 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축전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도전과 위협을 짓부셨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2019년 북러 정상회담 직후 만찬에서 건배를 하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축전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도전과 위협을 짓부셨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2019년 북러 정상회담 직후 만찬에서 건배를 하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연합뉴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을 기념하는 축전을 보냈다. 이날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축전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도전과 위협을 짓부수고 국가의 존엄과 근본이익을 굳건히 수호하고 있는 것은 당신의 탁월한 영도력과 강인한 의지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푸틴 대통령을 추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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