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엘리트 우승자-로스쿠토브

중앙일보

입력

"꿈에서라도 우승하리라 생각치 못했다.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었을 때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나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

보기힘든 명승부로 쟁쟁한 케냐 군단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안은 파벨 로스쿠토브(34.에스토니아)는 "올해 슬럼프를 탈출해 무엇보다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지난 1999년과 2001년 프랑크푸르트 마라톤 우승을 비롯,지난해 파리 마라톤과 뮌헨 마라톤 2위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에스토니아의 최고 마라톤 스타다.특히 지구력은 최고라는 평가다.

-코스는 어땠나.

"고국(에스토니아)과 기후조건이 비슷해 편안하게 뛰었다.경주로도 전반적으로 평탄해 무리없이 달릴 수 있었다."

-막판 스퍼트가 인상 깊었는데.

"2시간 6분.7분대 케냐 선수들이 3명이나 버티고 있어 애당초 우승할 생각은 접어뒀다(로스쿠토브의 최고 기록은 2시간8분53초).2시간10분 안에 들어오는 것이 목표였다.그러나 결승점이 가까워오자 케냐 선수들이 선두그룹에서 머뭇머뭇거려 욕심이 생겼다.초반 레이스에서 비축했던 힘을 막판 스퍼트에 쏟은 것이 주효했다. "

-올해 성적이 안좋았는데.

"지난 4월 심한 독감을 앓았는데 보스톤 마라톤에 무리해서 뛰다 중도 포기하기도 했다.이후 별다른 성적을 못거뒀는데 이번 우승으로 다시 힘을 얻어 무엇보다 기쁘다."

-계획과 목표는.

"당장은 내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에스토니아 대표로 뛰는 것이다.다음번에도 욕심을 내지 않고 5위 안에 들어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그러다 또 우승할 수 있는 것 아닌가(웃음).불러만 준다면 중앙일보 마라톤에도 다시 참가하겠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진 뛰고 은퇴할 생각이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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