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진석 “불행한 경지를 만나면 흔히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한다”

중앙일보

입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컨벤션홀에서 대한민국, 길을 묻다 : 도전과 전환을 주제로 열린 '2022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컨벤션홀에서 대한민국, 길을 묻다 : 도전과 전환을 주제로 열린 '2022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자 "불행한 경지를 만나면 흔히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한다"며 재차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12일 페이스북에서 만해 한용운 선생의 '반성(反省)'을 인용해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어느 개인이 자모(自侮·자신을 멸시함)하지 아니하고 타인의 모멸을 받았는가.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망국(亡國)의 한이 크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정복국만을 원망하는 자는 언제든지 그 한을 풀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불행한 경지를 만나면 흔히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한다. 강자를 원망하고 사회를 저주하고 천지를 원망한다. 얼핏 보면 영웅처럼 보인다”라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자기를 약하게 한 것은 다른 강자가 아니라 자기며, 자기를 불행케 한 것은 사회나 천지나 시대가 아니라 자기다”라며 “망국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제이, 제삼의 정복국이 다시 나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불행도, 자기 행복도 타에 의하여 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련하기도 하지만 가증스럽기가 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사 전문강사 최태성씨가 매국노 이완용의 글을 공유하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에둘러 겨냥했다. tvN STORY, 최태성 인스타그램

한국사 전문강사 최태성씨가 매국노 이완용의 글을 공유하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에둘러 겨냥했다. tvN STORY, 최태성 인스타그램

야당은 정 위원장의 발언을 ‘전형적인 식민사관의 언어’라고 지적하며 비판 공세에 돌입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비대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두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인식은 일제가 제국주의로 조선을 침략할 당시 명분으로 삼았던 전형적인 식민사관의 언어”라고 비판했다.

한국사 강사 ‘큰별쌤’ 최태성 별별한국사연구소 소장도 같은 날 이완용의 글을 공유해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역사적으로 당연한 운명과 세계적 대세에 순응하기 위한 조선민족의 유일한 활로이기에 단행된 것이다. 〈매일신보 1919년 5월 30일 이완용 글〉”이라고 남겼다. 그는 이 글과 함께 욱일기를 배경으로 한 이완용의 사진을 올렸다. 을사오적의 한 사람인 이완용은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최악의 매국노로 불린다.

논란이 거세지자 여당은 이날 ‘식민사관의 언어’ 논란 진화에 나섰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사실 구한말에 조선을 이끌었던 지도층들에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정 위원장은) 그러한 국제정세를 보지 못했고 오로지 정치에 매몰돼서 싸웠었던 지도층들이 어떻게 했었을 때 나라가 망하는지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말씀하신 거 아니겠나 싶다”고 두둔했다.

이어 “본질은 지금 북한의 핵을 대응하고 있는 국제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지 친일몰이를 하면서 식민사관이 어떻고 하는 것은 아주 본질적인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야당이)지금 위기에 몰리니까 또다시 그러한 친일몰이에 또 덧씌우기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