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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민 지키는 건 말 아닌 현실의 문제”…李에 부글부글

중앙일보

입력

대통령실은 10일 최근의 안보 상황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말이 아닌 현실의 문제”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언론 공지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엄중한 안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제대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북한은 핵·미사일 위협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려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을 지켜 내려면 말로만 하는 평화가 아니라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고, 빈틈없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7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열린 제2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7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열린 제2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는 전술핵까지 과시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은 물론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두고 ‘극단적 친일 행위, 친일 국방’이라고 비판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고까지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미 사실관계를 국민의힘에서 충분히 밝혔다”, “엄중한 상황 인식 속에 다 포함돼 있다”고만 답했다. 공개적으로는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비판을 자제했지만, 용산 대통령실 내부에선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한 통화에서 “이 대표 발언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안 보인다. 되려 종북적 사고관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참모도 중앙일보에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 군이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키는 데 이걸 친일행위로 내모는 게 말이 되느냐. 50만 우리 장병에 대한 모욕이자 국방 자해행위”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아마도 옥죄여 오는 사법리스크에 따른 초조감과 조급증이 이런 무리한 발언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위협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 긴장 고조 등이 더해지면서 현재의 동북아 안보 상황은 언제든 치명적인 실제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일 안보협력 없이는 북한 핵 도발에 대한 확장억제를 강화할 수 없다”며 “확장억제라는 것은 단순히 도발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도발 의지 자체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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