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듯 귀막은 이설주…김정은 미사일 쏠 때, 그 옆에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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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배우자인 이설주 여사가 김 위원장이 현장 지휘한 북한군의 대규모 무력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여사가 한국과 미국을 직접 겨냥한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장에 공개적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이설주 여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보름간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리 여사는 지난 2013년 6월과 2016년 12월 김 위원장의 공군 부대 훈련 참관에 동행한 바 있다. 연합뉴스

이설주 여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보름간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리 여사는 지난 2013년 6월과 2016년 12월 김 위원장의 공군 부대 훈련 참관에 동행한 바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북한 노동당 창건 77주년인 10일 김 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ㆍ장거리포병부대ㆍ공군비행대의 훈련을 지휘한 내용을 보도하며 김 위원장과 함께 훈련을 참관하는 이 여사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사진 속에 등장한 이 여사는 초대형 방사포(KN-25)가 점화되는 순간 김 위원장 옆에서 나란히 귀를 막고 찡그리는 표정을 짓고 있다. 최고지도자 부부가 방사포의 소음에 동시에 귀를 막고 있는 장면을 노출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장사포의 위력을 강조하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2012년 김 위원장이 공식 집권한 직후부터 김 위원장과 동행하는 이 여사의 장면을 여러차례 노출해왔다. 정상국가 지도자의 ‘퍼스트레이디’로서의 모습을 과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여사의 동행은 그간 현지 시찰이나 공연 관람 등 비군사적 행사에 국한돼 왔다. 군사 훈련의 경우 2013년 공군 부대의 비행 훈련과 2016년 공군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김 위원장과 함께 참관한 것을 제외하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설주 여사까지 동행해서 현지 지도를 한 것은 핵 능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 들어와있어도 위축되지 않고 미사일을 쏴도 실패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이번 군사훈련 참관만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지만, 주목할 필요는 있다”며 “이 여사의 공개 행보가 최근 증가하는 추세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여사가 김 위원장의 군사 활동에까지 배석함으로써 그가 비군사분야를 넘어 정치ㆍ경제ㆍ군사 등 김 위원장의 국정 활동 전반을 직접 수행하며 곁에서 내조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란 해석도 있다. 다만 북한은 이 여사를 ‘여사’ 도는 ‘동지’라는 호칭을 쓸뿐 아직 공식 직함을 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여사가 내조 역할를 넘어 국정 운영에 직접 관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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