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SMC 3분기 매출 27조대…삼성·인텔 제치고 ‘반도체 왕좌’ 유력

중앙일보

입력

투자금융업계는 올해 3분기 대만 TSMC가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투자금융업계는 올해 3분기 대만 TSMC가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 TSMC가 올해 3분기(7~9월)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할 전망이다. 그동안 선두였던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엔 ‘한파’가 몰아친 반면, 애플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파운드리 업계엔 ‘봄날’이 찾아오면서다.

블룸버그 “애플 칩 제조로 경기 침체 피해”

9일 각 업체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 3분기 6131억4300만 대만달러(TWD·약 27조5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TSMC는 지난 9월 매출이 2082억4800만 대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7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인텔을 추월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도 TSMC의 3분기 매출을 전 분기보다 11% 증가한 202억 달러(약 28조8000억원)로 전망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8% 증가한 수치로 증권가 전망치인 6030억 대만달러를 뛰어넘는다”며 “애플의 가장 주요한 칩 제조업체인 TSMC의 이 같은 실적은 글로벌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TSMC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로 알려졌다. TSMC는 최근 출시된 아이폰14를 비롯한 아이폰 시리즈와 아이패드, 맥북(노트북) 등에 탑재되는 칩을 제조하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987년 설립된 TSMC는 그동안 파운드리에만 집중해왔다. 애플 외에도 퀄컴·엔비디아·인텔 등과 거래하고 있다. 최근 파운드리 시장은 5세대 이동통신(5G),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갈수록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올해 986억 달러에서 2025년 1456억 달러(약 207조4800억원)로 연평균 13.4%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다른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재고가 쌓이고, 주문이 줄면서 어려운 상태에 직면했다”며 마이크론과 키옥시아의 감산, 삼성전자의 역성장 등을 언급했다. 이들 3개 기업 모두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잠정)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73조9800억원)와 비교해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7%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부문 매출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23조3570억~25조5230억원으로, TSMC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파운드리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파운드리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메모리 가격 -10~20% vs 파운드리 연 13% 성장  

투자정보업체 시킹알파는 인텔이 3분기 154억9000만 달러(약 22조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측했다. 인텔은 오는 27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을 꼽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이 수요 감소 등에 따라 3분기 10~15%에 이어 4분기 13~18%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3분기 13~18%, 4분기 15~2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크게 부진했으며 가격 하락 폭 역시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삼성, 메모리 의존도 줄이려 파운드리 투자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이클에 따라 휘청이는 실적 구조를 보완하기 하기 위해 파운드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나노=10억 분의 1m) 공정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 점유율에서도 TSMC와 격차를 소폭 줄였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분기 16.3%에서 2분기 16.5%의 점유율을 기록해 0.2%포인트 상승했으며, TSMC는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3.4%였다. 두 업체 간 격차는 이 기간 동안 0.4%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90%가량을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만큼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일부 업체의 투자 축소에 따른 공급 축소, 감산이 내년 2분기부터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