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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도 4번 찾아가 노렸다…'신당역 살인범' 강수량까지 검색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을 특정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과 주거침입 등 혐의로 6일 구속 기소했다. 전주환은 지하철 역무원 신분이 직위 해제된 상태에서 사무실에 들어가 피해자의 이사하기 전 주소를 파악한 뒤 4차례나 찾아 범행을 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전주환에 대한 심리검사 결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비관에 휩싸여 피해자를 향해 적개심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전주환이 9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전주환이 9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피해자 퇴근 맞춰 범행 계획

서울중앙지검은 6일 전주환을 특가법상 보복살인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외에도 주거침입,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을 추가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주환은 범행 이전 4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주소지 건물 계단에 숨어 범행 기회를 노렸다. 지난달 5일, 9일, 13일, 그리고 범행 당일인 14일까지 피해자의 주소지에 4번 몰래 침입한 것이다. 전주환은 피해자가 4일 간격으로 주간근무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퇴근 시간에 맞춰 건물에 숨어있었다고 진술했다.

해당 주소는 피해자의 이사 전 옛집이라 전주환은 범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후 피해자 근무지인 신당역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지난해부터 피해자를 스토킹하던 전주환은 서울교통공사에서 직위 해제된 상태였지만, 지하철 역무실을 무단 방문해 피해자의 주소를 확인했다.

폭우에 피해자 못 알아볼까 봐… ‘강수량’ 검색 

전주환이 9월 14일 범행 현장인 신당역 여성화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YTN 캡처

전주환이 9월 14일 범행 현장인 신당역 여성화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YTN 캡처

전주환은 지난달 초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는 상황에서 우산을 쓰고 있는 피해자를 알아보지 못할 것을 우려해 지난달 4일과 5일 피해자 주소지의 강수량까지 검색했다고 한다. 또, 헤어캡과 장갑 등 도구를 준비하고 동선을 감추기 위해 휴대전화 위성항법장치(GPS) 위치를 실제와 다른 장소로 인식하게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켠 채 1회용 교통카드를 이용했다. 옷에 피가 묻었을 경우 뒤집어 입을 수 있는 양면점퍼까지 입는 치밀함을 보였다.

검찰은 전주환에 대한 통합심리분석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자기중심적이며 주관적인 해석 양상을 보이는 특성이 두드러지고, 자기 잘못은 합리화하면서 외부적 요인에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등 분노 및 적개심이 타인을 향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살인사건의 계기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비관에 휩싸여 피해자를 향한 적개심을 느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전주환의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을 ‘높음’으로 평가하며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되도록 적극 공소 유지하겠다”며 “피해자 측의 2차 피해 방지와 현재 진행 중인 유족구조금 지급, 이전비 지원, 심리치료 등 피해자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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