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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위기’ 커지자 文에 총구 겨눈 여권…“평화 쇼, 속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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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을 자행한 6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제히 문재인 정부의 “대북 굴종 외교”를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펼친 5년간의 대북 저자세 외교와 '평화 쇼'가 총체적인 안보위기를 불러왔다”며 “(문재인 정부는) ‘우리 아이들이 핵을 갖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김정은의 달콤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현안을 논의하고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현안을 논의하고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정은이 했다던 비핵화 약속을 믿은 건 무능한 것이냐 무지한 것이냐”, “한·미 동맹을 파탄냈다”, “끔찍한 외교 참사” 등 전(前) 정권을 겨냥한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 수위는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 이어 마이크를 건네받은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15년 동안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했다”며 “지금까지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이 ‘북한은 핵을 가질 수 없다고 장담한다’는 발언을 수없이 되풀이하면서 퍼주기를 하고 대북 유화책을 쓰는 동안 북한은 핵미사일을 고도화·경량화하는 데 성공해 이런 상황이 왔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쏜 것을 시작으로 이달 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총 7발의 SRBM을 발사했다. 4일엔 일본 상공을 넘기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였다. 2주 가까이 이어지는 미사일 위기에 국민 불안이 커지자 여권이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나선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달 2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달 2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의 잠재 당권 주자들도 민주당 비판에 가담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주변 강대국에 종속돼선 안 된다’는 말은 결국 한미·동맹을 부인하는 거라 전임 대통령으로서 굉장히 무책임한 말씀”이라며 “부적절한 인식의 단면들이 곳곳에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제가 지금까지 했던 정치적 결단 중에 가장 잘한 일은 문 전 대통령의 민주당과 결별한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도 썼다.

유승민 전 의원은 현 정부로까지 비판 범위를 넓히며 보다 강경한 핵무장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북한의 IRBM 발사를 거론,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식 핵공유, 핵무장에 반대했다. 지난번 NATO 정상회담에 갔을 때도 핵공유는 꺼내지도 않았다”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핵공유, 전술핵 재배치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대북 핵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철저하게 군사균형을 통한 ‘무장 평화’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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