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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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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이젠 ‘먹방’ 대신 ‘소식좌’다. 보는 이의 식욕을 자극해 ‘푸드 포르노’라고까지 불렸던 ‘먹방’의 인기를 ‘소식좌’가 밀어내고 있다. ‘소식좌’는 음식을 적게 먹는다는 뜻의 ‘소식(小食)’과 지위를 뜻하는 ‘좌(座)’의 합성어다. 올해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끼니마다 새 모이만큼 먹는 연예인들이 화제가 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힙합 작곡가 코드쿤스트(사진)와 가수 산다라박은 온종일 바나나 1개, 또는 고구마 1개로 끼니를 때운다. 방송인 박소현은 커피 라떼 1잔을 다 못 마시고, 코미디언 안영미는 포장용 비빔밥 한 그릇을 아침·점심·저녁에 걸쳐 나눠 먹는다.

소식 체험담을 소개하는 '소식좌' 연예인들. 사진 방송 캡처

소식 체험담을 소개하는 '소식좌' 연예인들. 사진 방송 캡처

박소현·산다라박이 고정출연하는 웹예능 제목 때문에 ‘밥맛 없는 언니들’이라 불리는 반면, 먹는 데 진심이고 또 많이 먹는 전현무·박나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팜유라인’이라 불린다. 팜유는 라면 등에 쓰이는 식용유다.

의학·식품영양학 관계자들은 노화방지, 피부관리 등에 좋다며 소식을 적극 권장한다. 핵심은 무조건 안 먹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적게 먹기다. 그러기 위해선 고기보다 채소를 우선 선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요즘 대두하고 있는 기후환경 살리기에도 도움이 되는 실천법이다. 1㎏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높은 식품은 쇠고기(99.48㎏)로 두부(3.16㎏), 토마토(2.09㎏), 감자(0.46㎏)와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더불어 튀기고 양념한 음식을 먹기 전에 포만감을 주는 생채소 또는 덜 조리된 해산물을 먼저 먹고, 느리게 천천히 꼭꼭 씹어 오래 먹는 습관도 중요하다.